세월호 참사와 안전불감증

2014.04.30 14:21:20

김효겸

대원대 총장

세월호 참사는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되었다. 이 안전불감증이야말로 우리의 자화상이 아닐까? 잠수사들이 죽음을 마다않고 수색작업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시신을 찾지 못한 유족들에겐 아직도 실망과 상심이 크다. 사고 발생 초동대응에서부터 구조와 수색에 이르기까지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월호의 전체 탑승객이 몇 명인지도 불분명하다. 사고직후 오전 477명이라고 했다가 오후 들어 여러번 정정하면서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는 476명이라고 다시 고치면서 정확한 승객수는 바뀔 수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이 과정에서 뉴스마다 비판적 보도가 나왔고 유가족들의 분노가 더욱 치밀었다. 탑승자 수도 모르는 세월호에 분통을 터뜨렸다. 세월호 참사의 뉴스가 전세계에 퍼지면서 세계인들의 눈에 한국을 어느정도 수준으로 비쳐질런지 의심의 여지가 있다. 창피하기 짝이 없다. 화물과적과 부실하게 결박된 화물차량이 한쪽으로 쏠린 것도 세월호 침몰원인 중 하나다. 항행관리규정은 차량에 실린 화물에도 결박기준을 적용한다. 하지만 세월호에 실린 화물트럭들은 이것도 지키지 않았다. 과적 여부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 세월호는 규정상 987t까지 실을 수 있지만 3천608t을 실었다. 3.7배나 과적한 것이다.

세월호 침몰 당시 승객들이 스마트폰으로 찍은 동영상에는 자판기와 집기 등이 쓰러져 통로와 입구를 막는 장면이 나온다. 부상자 다수도 자판기에 깔렸다. 휴게실에는 소파 23개가 고정되지 않은 채 놓여있었다. 음료 자판기는 오른쪽 두 곳에만 나사가 박혀 있었다. 매점 냉장고는 바퀴까지 달렸다. 식당에도 테이블 9개와 의자 60개가 고정장치 없이 배치돼 있었다. 오락실에는 육중한 오락기 6대가 서로 철근으로 연결돼 있었다. 고정나사는 양쪽 끝 오락기에 두개씩만 있었다.

배가 일정각도로 기울면 통로를 향해 '돌진'한다. 금새 흉기로 돌변한다. 안내방송은 형식적이었다. 배가 출항하자 스피커에서는 구명조끼 착용법 설명이 나왔다. 승객들은 객실 텔레비전으로 야구 중계와 뉴스를 보고있었다. 구명조끼 설명 방송은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승무원들은 리모컨을 들고 객실을 돌아다니며 일일이 안내방송 화면으로 채널을 조정했다. 이미 구명조끼 착용법 설명은 끝나가고 있었다. 갑판위의 구명정은 쇠사슬로 결박되어 있으나마나였다. 이상에서 보듯 세월호의 안전관리는 부실하기 이를 데 없었다.

세월호는 건조된지 18년이 경과되었다. 2012년 일본에서 도입된 후 개조과정에서 4층 선미쪽 통로를 없앴다. 객실을 무리하게 늘렸다. 일본에서 들어올 때의 3~4층 객실을 개조 이후 5층으로 늘렸다. 선미에 지붕과 기둥만 있던 3층의 여객 휴식공간을 막아서 객실로 만들었다. 4층역시 선미쪽 개방공간을 막아 28~42인용 다인객실로 개조했다. 이 때문에 객실이 선체벽까지 확대되면서 선미쪽으로 왕래할 통로가 사라졌다.

내부가 복잡한 미로가 된 것이다. 개조를 통해 세월호의 총 승선인원은 840명에서 950명으로 116명 늘었다. 배의 총 무게도 6천586t에서 6천825t으로 239t이 증가했다. 무게중심은 11.27m에서 11.78m로 51㎝가 높아졌다. 안정성이 떨어졌다.

세월호는 인재(人災)중 인재(人災)다. 선장과 일부 승무원들이 탈출하는 등 책임의식과 직업윤리의식 부재 때문이었다. 선박안전검사를 위탁받은 한국선급과 화물적재 및 구명장비점검, 소화설비점검, 여객선운항관리 확인 등 선박안전운항관리·감독을 잘못한 해운조합의 환골탈태를 바란다.

이참에 '관피아'라는 합성어도 사라져야 한다. 해양수산부 낙하산 인사의 연결고리를 차단해야 한다. 한국선급과 해운조합의 해양수산부 유착관계를 근원적으로 없애야 한다. 사고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재발방지에 만전을 기하길 촉구한다. 초동대응이 긴밀하지 못했던 재난관리시스템을 개혁하고 재발방지책을 혁신하길 바란다. 가칭 '국가재난처' 신설 및 운영을 치밀하게 수립하여 한치의 오차가 발생하지 않도록 당부한다. 다시는 세월호와 같은 인재(人災)가 재발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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