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정국과 6·4지방선거

2014.05.28 13:30:16

김효겸

대원대 총장

세월호 참사의 충격이 너무도 컸다. 실종자 수가 줄기는 했지만 아직도 16명이나 남았다. 304명의 목숨을 삼켰다. 너무도 큰 사건이다. 유가족들은 실종자를 조속히 수색하라고 울부짖고 있다. 국민 대다수의 마음도 착잡하다. 애도의 물결이 전국으로 퍼지고 있다. 해외 교포들에게도 전파되고 있다. 꽃도 피우지 못한 어린 나이에 희생된 학생들을 못내 아쉬워하는 모습이 마음속 깊게 스며들고 있다. 종교계에 이르기까지 깊은 슬픔에 빠져 있다.

17개 시도광역자치단체별로 분향소를 설치했다. 너무도 가슴 아프다. 슬픔을 가눌 수 없다. 원인을 제공한 세월호 대표와 사실상의 사주인 유병언 및 아들, 딸에 대한 검찰 수사가 강도높게 이루어지고 있다. 유병언 딸은 프랑스에서 검거되었지만 유벙언과 그 아들들은 아직도 도피중이다. 국민들의 분노는 쉽게 풀리지 않고 있다.

6·4지방선거 분위기도 그 어느 때 보다 가라앉아 있다. 애도 분위기에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언론의 몰매를 의식하기 때문일게다. 이번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적발된 선거사범이 2010년 제5회 지방선거에 비하면 감소현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허위사실 유포나 공무원 동원 등은 50%정도 증가를 보이고 있다고 조사됐다. 선거사범이 감소한 것은 세월호 참사로 인해 전국적인 애도 분위기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선거운동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영향을 주었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물밑에선 상대후보에 대한 비방, 고소고발을 남발하고 있다. 진흙탕 싸움이 판을 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세월호 참사로 인해 금품, 향응을 제공하지 못하자 인신공격에만 집중한 탓에 허위사실 유포가 늘었다고 분석했다. 이번 지방선거 이후 불법선거운동으로 인한 당선 무효가 이어질 것이라며 벌써부터 지방선거 후유증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크다.

경찰청이 지난해 6월부터 지난 20일까지 금품살포, 허위사실유포, 공무원의 선거개입 등 3대선거 범죄에 대한 단속을 벌인 결과, 12명이 구속되고 207명이 불구속 입건됐다고 21일 밝혔다. 이들 외에 경찰은 1천356명을 선거법 위반혐의로 계속 수사하고 있어 구속인원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10년 지방선거때와 같은 기간에 비교할 때 선거사범은 2천784명에서 2천49명으로 26.4%줄었다. 허위사실유포, 후보비방은 2010년 295건에서 올해 447건으로 51.5% 급증했다. 공무원의 선거개입도 92건에서 134건으로 증가하여 45.7%가 늘었다.

5월22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여야는 선거일까지 총력전을 벌일 태세다. 특히 세월호 사고 이후 지지 정당이나 후보가 없는 무당파 비중이 크게 늘어 이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막판 금품살포나 유언비어 유포가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크다. 대법원은 최근 전국 선거사범죄 전담 재판장 회의를 열고 금전이 오고 간 경우 원칙적으로 당선무효형을 선고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선거사범 선거무효형이 엄격히 적용되길 촉구한다.

세월호 참사가 모든 이슈를 흡수하고 있다. 선거운동이 상대후보의 자질과 평판을 공격하는데만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분위기다. 교묘한 네거티브 공세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유권자 한 표 행사를 통해 세월호 참사 책임을 묻는 것은 무의미하다. 그것이 후보선택의 유일한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어떤 후보가 지역발전에 적임자인지 정책과 공약, 주요경력을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 여야가 조용한 선거를 표방해도 선거권은 과열, 혼탁해질 수 있다. 정치권은 세월호 참사를 정략적으로 이용하지 말아야 한다. 진정성있게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세워주기 바란다. 표가 아무리 중요해도 희생자의 죽음을 헛되이 해서는 안 된다. 어떤 선택이 대한민국을 보다 안전하고 성숙한 국가로 만드는지 주의깊게 살펴봐야 한다. 어느 후보가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잘사는 내 고장을 만들지를 심층있게 따져봐야 한다.


이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저작권자 충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관련기사

PC버전으로 보기

충북일보 / 등록번호 : 충북 아00291 / 등록일 : 2023년 3월 20일 발행인 : (주)충북일보 연경환 / 편집인 : 함우석 / 발행일 : 2003년2월 21일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715 전화 : 043-277-2114 팩스 : 043-277-0307
ⓒ충북일보(www.inews365.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by inews365.com,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