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 맛을 찾아서 - 청원 다농식품

변익수 대표, 가업 물려 받아…전통의 맛 계승
친환경농산물 판매장 납품, 연매출 15억원

2014.08.24 19:41:01

변익수 다농식품 대표와 부인 조정숙 씨가 항아리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임영훈기자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손맛으로 전통의 맛의 명맥을 이어가는 이들이 있다.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 우산리에 4천958㎡(1천500여평)로 자리하고 있는 다농식품.

1천여개나 되는 항아리에는 선대부터 이어진 맛이 세월과 함께 무르익고 있다.

우산리에서 나고 자란 변익수(61) 다농식품 대표는 전통 장류와 함께 커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변씨 집성촌인 비상리의 종가집 며느리였던 어머니의 손맛을 맛보며 자랐다.

탁월한 손맛을 뽐내던 어머니는 아버지와 함께 다농식품을 운영하면서 지난 1992년에는 국가지정전통식품으로 지정 받기도 했다.

변 대표는 군 복무를 마친 뒤 진천에서 3년여 공직생활을 한 변 대표는 고향으로 돌아와 장 담는 법을 배우고 지난 1996년 사업을 물려 받았다.

선대에서부터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공장을 설립해 대량 생산 기반을 갖추는 등 사업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기존 20개에 불과하던 항아리는 어느새 1천여개로 늘어났다.

전통적인 방법을 고수하되 무농약 이상 농산물만 사용해 1년에 한번만 장을 담근다.

된장은 정월에 고추장은 가을에 담그는데 정해진 양만 담그고 나면 품절이 되더라도 다시 만드는 일은 없다.

때문에 다농식품 된장이나 고추장이 절판되면 이듬해까지 기다려야만 맛볼 수 있다.

가장 좋은 맛을 내는 철은 정해져 있다는 고집 때문이다.

숙성기간에서도 변 대표의 고집이 묻어난다. 고추장은 6개월, 된장과 간장은 1년으로 숙성기간을 엄격하게 정하고 있다.

간장을 제외한 고추장이나 된장의 특성 상 묵으면 묵을수록 염도가 높아져 맛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좋은 재료를 써서 시기에 맞게 가공해 정직하게 판매하겠다는 그의 고집은 전국 소비자들에게 통했다.

변 대표는 "장류 가공사업은 장이 맛있다고 성공할 수 있는게 아니다"라며 "아무리 장맛이 뛰어나도 수요를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 어떤 식으로 판로를 확보할 수 있는지 등을 고려하지 않으면 안된다"라고 말했다.

다농식품에서 생산되는 된장·간장·고추장·청국장 등은 한살림, 우리밀, 두레생협, 농협 하나로클럽을 통해 판매되는데 연간 매출만 15억원에 달한다.

농가맛집 다농 조정숙 대표가 22일 주부들에게 요리 강습을 하고 있다.

ⓒ임영훈기자
부인 조정숙(55)씨가 운영하고 있는 농가맛집 다농도 전국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4월28일 문을 연 다농은 옛 청원군 농가맛집 1호로 지정 받았다.

다농식품에서 만들어지는 장류와 장아찌류에 조씨의 손맛이 더해지면서 이를 맛보려는 이들이 매일 같이 찾아오고 있다.

주부를 대상으로 장류를 활용한 요리 강습, 각급 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전통 장류 체험행사 등도 하고 있어 전국 각지서 체험 인파가 몰리고 있다.

변 대표는 "선조들로부터 이어진 우리 전통식품산업이 갈수록 사양산업이 돼가고 있는데 전통의 맥이 끊기지 않도록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다농식품은 앞으로도 전통의 맛을 이어가면서 생산자에게는 생산비 보장, 지역민들에게는 일거리 창출, 소비자에게는 정직한 먹거리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 우산리 471-1, ☏043-213-3070)

/ 임영훈기자 limyh8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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