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의회 파행엔 명분이 없다

2014.09.03 10:55:46

충북도의회가 여야 간 감투 챙기기로 몰골이 사납다. 이젠 추해 보일 정도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도의원들은 겉으로는 서로의 흠집을 들춰내며 '네탓'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속내는 결국 자리다툼이다. 기득권에 대한 집착이다.

충북도의회는 오는 15일 처음으로 전반기 정례회 개회를 예정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 분위기로 봐선 정상적으로 열릴지 의문이다. 부정적 의견이 더 많다. 충북도의회가 개원 두 달 넘게 한 것은 그저 의회를 공전시킨 게 전부다. 나머지는 모두 공란이다.

충북도의회는 전반기 원 구성을 놓고 시작부터 파행을 거듭했다. 아직도 진행 중이다. 의회민주주의의 기초를 철저하게 무시하고 있다. 서로의 잘잘못을 거론하기에 앞서 기본적으로 공당으로서 지켜야할 원칙을 저버리고 있다. 그러다 보니 지방의원 역할을 못하는 게 너무 당연하다.

정당의 기본 활동은 대화와 타협이다. 그게 어느 정당이든 전체적인 전략이다. 그러나 지금 충북도의회의 모습에서 대화와 타협의 흔적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저 도민을 속이는 포장행위만 있다.

충북도의회는 의회 본연의 모습을 찾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 도의원 개인 개인이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진정으로 도민들을 위한다면 누가 됐든 쓴 소리를 해야 한다. 자기희생을 해야 한다. 이런 전제 없인 해결은 요원하다.

지금 사태는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 모두에게 공동의 책임이 있다. 자리다툼을 하다가 의회를 박차고 나간 새정치연합의 행동은 분명한 일탈이다. 그렇다고 의장과 부의장, 상임위원장 등 10석의 의회 직을 싹쓸이 한 새누리당의 태도는 오만이다.

칼자루를 쥐고 있는 새누리당이 먼저 나서야 한다. 새정치연합에 합의할 명분을 줘야 한다. 그래야 새정치연합이 성실히 임할 수 있다. 배수의 진을 치는 식으로 나설 수 없다. 어떤 조직이든 강경파의 득세는 결국 조직 자체를 힘들게 한다. 그래서 강경파의 역할은 단기간으로 족하다. 지금이 그 타이밍이다.

파행이 더 이상 계속돼선 안 된다. 도민여론도 그렇다. 충북도의회가 지금 이 기회를 놓치면 영원히 도민들로부터 버림받게 된다. 도민들의 마지막 충언까지 무시하면 남은 절차는 뻔하다. 전원 주민소환이나 자체 파산이라는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다. 상대방만 겨눈 사시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각자의 내부셈법만 따질 게 아니다. 충북도민 전체를 봐야 한다. 도민들은 지금 충북도의회가 도민과 민생을 챙기는 진정성, 양식과 상식을 토대로 한 의정활동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여당의 오만이나 야당의 강경노선 모두 위험하다. 도민의 이익과 배치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무조건 대화해야 한다. 그리고 합의점을 찾아내야 한다. 충북도의회의 파행은 명분이 없다. 여론의 흐름은 자꾸만 험해지고 있다. 감투와 기득권에 집착은 궁극적으로 민심을 돌아서게 할 뿐이다. 충북도의회 의원들의 자발적이고 통 큰 결단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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