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의회의 정상적 활동을 기대한다

2014.09.10 13:21:58

한가위 추석명절이 지났다. 하지만 꽉 막힌 정국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국회의 공전과 파행 운영은 앞으로도 한동안 이어질 것 같다. 추석 연휴 전에 여야가 각각 내세우던 주장에서 한 치도 달라진 게 없다.

여야는 추석민심에 대한 해석을 서로 자기 식대로 되풀이하고 있다. 대치 구도를 풀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게 당연하다. 그러다 보니 오늘부터 재가동해야 할 정기국회 역시 '개점휴업' 상태를 한동안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충북의 정치 상황도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도민들은 추석 명절 전까지 두 달 넘게 경색됐던 도의회 갈등 상황이 풀릴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아무 것도 변하지 않았다. 추석이 지난 지금도 상황은 그대로다. 앞으로도 크게 기대할 만한 요인이 보이지 않는다. 국회의 모습과 닮아도 너무 닮았다.

충북도의회의 공전이 계속되면서 충북의 민생 역시 뒤로 밀리고 있다. 오는 15일 개회 예정인 정례회 일정도 순조롭게 진행될지 의문이다, 도의회 본연의 업무인 내년 충북도 예산안과 주요 조례 심의도 어떻게 될지 우려가 크다. '식물 도의회'에 대한 비판 여론도 만만치 않다.

이번 추석에 도민들은 부모형제와 친구들이 만나 자주 충북도의회의 무책임을 비판했다. 미운 짓만 골라 하는 여야 도의원들의 행태도 성토했다. 사실 충북도의회는 지난 두 달간 한 게 별로 없다. 일반 회사라면 해고를 당해도 몇 번 당했을 것이다.

도의원들은 일은 고사하고 그저 싸움만 했다. 그러고도 매월 의정비는 꼬박꼬박 챙겼다. 그것도 모자라 의정비 인상까지 추진하고 있다. 추석 명절 전까지 공장이나 건설 현장에서 뼈 빠지게 일하고도 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들도 수없이 많다. 그런 근로자에겐 억장이 무너지는 소리다.

충북도의회는 반성해야 한다. 그리고 특권의식부터 버려야 한다. 특권 내려놓기는 국회의원들에게만 해당되는 말이 아니다. 시대착오적인 악습은 빨리 버리는 게 서로를 위해 좋다. 그러지 못하면 도의회를 바라보는 도민의 눈은 더 험해질 뿐이다.

민심은 추석 전이나 지금이나 같다. 충북도의회를 바라보는 시선은 그지없이 싸늘하다. 올해는 대체공휴일제가 적용돼 닷새의 긴 연휴를 즐긴 도민들이 적지 않다. 그 덕에 충북도의회의 자가당착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꽉 막혀버린 충북의 정치 현실에 대한 걱정도 컸다.

충북도의회를 책임진 의장과 여야 대표들은 추석 민심과 여론의 실체에 귀 기울여 마음을 열어야 한다. 상대편의 얘기를 진심으로 들어야 한다. 도민의 눈에 비치는 도의회의 모습을 다시 돌아봐야 한다. 도민들은 지금 도의회의 정상적인 활동을 원한다.

소통은 상대방을 변화시키는 게 아니라 스스로 변화해야 가능하다. 충북도의회 의원들 모두가 이번 추석 귀향활동을 통해 이런 평범한 진리를 깨달았을 것으로 판단한다. 하루 빨리 충북도의회의 갈등이 해소되길 소망한다. 여전히 말만 요란스럽고 행동은 딴판이라면 희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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