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의 역할

2014.10.16 14:53:50

새로운 청주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가 곧 결정된다. 지역 출신과 외지 출신, 외국인을 포함해 모두 16명이 공모에 참여했다.

응모자격은 비교적 까다롭다. 첫째, 지방공무원법 제31조의 규정에 의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 둘째, 해당분야 석사학위 이상 소유자로 지휘경력이 있어야 한다. 셋째, 국공립기관 단체에서 최근 3년 이내 징계를 받은 일이 없어야 한다. 넷째, 현직 교수의 경우 해당대학의 총학장의 겸임허가가 있어야 한다.

누가 청주시향 새 지휘봉을 잡을지 주목된다. 후임 지휘자 후보들에 대한 하마평도 벌써 무성하다. 실력보다 인맥이나 학맥, 정치적 고려에 의한 낙점을 우려하는 시민들도 있다. 무엇보다 '1차 합격자에 대해 실기전형을 할 수 있다'고 한 공모 규정이 불필요한 억측을 낳고 있다. 상황에 따라 실기전형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곧 낙하산이 될 수 있다는 암시로 해석될 수도 있다.

우리는 시장이 바뀔 때마다 청주시향 단원이나 지휘자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백'을 타고 시향 상임지휘자가 위촉되는 행태는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오케스트라는 '화음'이다. 따라서 단원들인 연주자들과 화음이 가장 중요하다. 게다가 청주시향은 전국을, 세계를 무대로 하지 않는다. 청주라는 작은 지역을 연고로 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청주시향 상임지휘자에 지역인재 등용은 효율적일 수 있다. 물론 다른 인재들과 비교해 전혀 손색이 없어야 가능하다. 보다 나은 자격을 갖추고 있다면 금상첨화다. 물론 외지 출신이라고 나쁠 건 없다. 화합하고 지역에 충분한 시간을 낼 수 있다면 더 없이 좋다. 그러나 외지에서 출퇴근 하며 상임지휘자를 맡다 보면 효율성이 문제될 수 있다. 불합리한 점도 나타날 수 있다. 그러다 보면 교향악단 운영 효과도 떨어지기 쉽다.

지역 출신 인재의 단원 등용 역시 마찬가지다. 청주시향의 역할은 단순히 연주에만 있는 게 아니다. 종종 지역 음악계, 나아가 청주라는 지역의 문화 경쟁력의 척도가 되기도 한다. 지난 10여 년 동안 청주시향의 모습을 제대로 돌아보는 게 중요하다. 청주시향이 그동안 지역 음악계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도 잘 살펴야 한다. 어떤 성과를 거뒀는지 다각적으로 복기해봐야 시행의 역할을 가늠할 수 있다.

상임지휘자의 위치와 역할은 몇몇 음악회를 이끄는 음악인으로 끝나는 자리가 아니다. 문화와 예술 행정 전반에 큰 영향을 발휘할 수 있는 자리다. 문화적 인프라가 풍부하지 않은 지역일수록 더욱 더 그렇다. 그 역할과 영향력이 크다. 음악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행정력을 두루 갖춘 지휘자, 더 나아가 지역 음악계·문화계와 소통할 수 있는 인재가 선임되길 소망한다.

우리는 청주시가 그동안 심사숙고를 했을 것으로 판단한다. 그리고 또 많은 정보를 수집했을 것으로 여기고 있다. 지역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지휘자 선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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