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치안의 동반자 다(多)문화

2014.10.26 15:50:13

허정훈

옥천경찰서 정보보안과 외사담당 경장

2014년 현재 거주외국인은 인구의 약 3%인 150만명을 넘어서 한국 사회는 이제 본격적인 다문화 사회로 접어들었다.

이미 지난해 다문화 가정 수는 20만 명을 넘어 섰으며, 전문가들은 다가오는 2020년이 되면 5명 중 1명이 다문화 가정의 자녀가 될 것이라고예상한다.

이렇듯 그간 단일민족 국가를 표방해오던 우리나라도 개방화, 국제교류의 확대, 결혼이민, 외국 노동력 유입을 통해 다문화 사회로 깊숙이 진입했다.

국민들 중 혹자(或者)는 다문화가 사회의 순수성을 오염시킨다거나 민족정기와 생명력을 파괴한다는 이유로 불안함과 반감을 드러내는 이들이 적지 않아 사회적 부작용도 있지만 사실 외국인 유입이 증가된 것은 우리의 필요에 의한 것이었다.

이른바 3D근로현장을 기피하는 '노동문화'와 여성들이 농촌 생활을 기피하는 '결혼문화' 속에서 외국인 근로자와 결혼이주여성이 우리 사회의 빈자리를 채워주며 유입되었다.

외국인들의 국내 유입으로 사회구성원이 다양해지면서 여러 가지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외국인에 의한 범죄를 비롯해서 다문화가정 내 가정폭력 같은 사회병리현상 또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한국국적을 아직 취득하지 못한 이주여성들은 가정폭력 피해를 입더라도 이혼 등의 사유로 강제출국 등 신분상의 불이익을 우려하여 고통을 감수하면서 경찰에 신고를 꺼려하는 경우가 많아 음성적인 가정폭력 피해건수는 더욱 많을 것으로 짐작된다.

또한, 사회가 본격적인 다문화시대로진입하면서 외국인들의 한국문화에 대한 이해부족과 언어소통의 문제로 인해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치한수요가 날로 증가하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언어와 문화적 차이로 인해 발생 우려가 큰 가정폭력·학교폭력 예방에 대한 세심한 관심과 지원이 뒷받침 되고 정부, 지방자치단체, 시민사회 모두가 치안인프라를 구축하고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이에 협력치안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옥천경찰서에서는 내·외국인간 갈등을 해소하고 사회구성원 간 통합을 위해 외국인범죄예방교실·운전면허교실과 도움센터 등을 운영하여도움을 필요로 하는 외국인들에게 지원을 하고 있다.

또한, 결혼이주여성으로 구성된 '무지개 치안봉사단'을 운영하여 필리핀, 베트남 등 다양한 국적을 가진 결혼이주여성의 조기 정착지원과 주변 이주여성들의 가정폭력·성폭력 등 범죄피해신고를 적극 유도하여 관내 치안인프라를 구축하고 있고 한걸음 더 나아가 경찰을 통해 복지재단 (셀트리온)과 연계, 생활고를 겪는 이주여성이나 외국인들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한국사회에 적응한 외국인들의 이 같은 활동을 통해 어려운 여건 속의 외국인들에게 실직적인 도움을 줄 수 있으며 봉사단원들은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느끼게 된 성공적인 사례라고 평가하고 싶다.

이제는 민족주의적 편견에서 벗어나 다문화가정을 우리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야 할 때다.

그 누가 세상은 서로 다른 '7음계'와 '7가지 색'이 서로 간섭하지 않고 조화를 이루기 때문에 아름답다 했듯이 외국인을 비롯한 다문화가족들도 우리사회의 구성원인 만큼 마음을 열고 '차이'가 아닌 '다름'을 인정하면서 상생의 방안을 모색한다면 함께 웃을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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