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대 수업거부가 최선은 아니다

2014.10.26 12:44:48

총장은 사퇴를 거부하고 학생은 수업을 거부하고 있다. 지금 청주대에서 일어나고 있는 웃지못할 현상이다.

재학생과 총동문회, 교수회 등 학교 구성원 전체의 요구에도 김윤배 총장은 아직 물러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자 청주대 총학생회가 수업 거부 카드를 들고 나왔다. 총학생회는 지난주 단과대 건물과 학내 곳곳에 현수막을 내걸어 수업거부에 돌입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현수막에는 '총장은 사퇴거부, 학생은 수업거부'라는 문구부터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라는 속담까지 등장했다. 모두 김 총장에 대한 학생들의 평가를 읽을 수 있는 글귀들이다. 총학 측은 내달 3일 수업거부 찬반투표를 벌여 찬성이 과반을 넘으면 다음 날인 4일부터 수업거부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학생들의 수업거부는 바람직하지 않다. 학생으로서 해야 할 일이 아니다. 학생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의무를 포기하는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김 총장 퇴진 요구는 수업을 하면서도 할 수 있다. 따라서 수업거부는 자칫 총장 퇴진 명분까지 잃게 할 수 있다.

물론 학생들의 수업거부 천명엔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김 총장의 조기 퇴진 촉구와 함께 청주대 사태의 절박함을 웅변하는 메시지다. 그렇더라도 수업거부까지 가는 최악의 사태는 없어야 한다. 당초 총동문회와 교수회, 노동조합 등 청주대 위한 범대위도 학생들의 수업거부는 막아야한다는 입장이었다.

우리는 무엇보다 먼저 김 총장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야 결론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대화 없인 아무것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 총장이 비대위의 제안을 거부했다고 비대위마저 대화를 포기하면 안 된다. 대화 없이 청주대 사태 해결은 요원하다. 악화일로가 불을 보듯 훤하다.

학생들의 수업거부 뒤에 김 총장을 압박할 카드는 뻔하다. 각종 고소와 고발 등 사법적으로 일을 처리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청주대는 물론 재학생과 동문 등 청주대 관련자들 모두가 상처받을 수 있다. 지금은 비대위가 김 총장을 대화의 자리로 끌어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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