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동안 충북지역사회 한 곳에서는 삶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극단적인 방법으로 생을 마감하는 안타까운 일이 잇따랐다.
지난 22일 오전 청주의 한 공원에서 40대 가장이 자신의 경제적 처지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남성은 실직 후 재취업에 실패한 자신을 비관하는 내용의 유서를 가족들에게 남기고 집을 나섰다.
재기를 위해 시작한 주식투자까지 실패한 그는 경제적 부담에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같은 날 제천의 한 식당에서도 A(57)씨와 아내 B(55)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A씨는 식당 뒤편에서 스스로 목을 매 숨졌고 B씨는 흉기에 찔린 채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자영업을 하는 A씨와 식당 주인 B씨는 평소 가정불화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 21일 밤 청주시내 한 공원에서도 60대 남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남성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이유는 평소 어머니와 부인 사이의 갈등 때문이었다.
고부 갈등을 중재해야 할 이 남성은 이날도 어머니와의 문제로 부인과 언성을 높인 뒤 집을 나갔다.
걱정이 된 부인이 그에게 전화를 걸어도 돌아오는 대답은 "알 필요 없다"는 남편의 냉정한 말뿐이었다.
그것이 그와 부인의 마지막 통화였다.
그는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남동생에게 전화해 "어머니를 잘 부탁한다, 짐만 주고 가서 미안하다"라는 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충북광역건강증진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에서 650여건의 자살 상담이 이뤄졌다.
이 중 자살을 하려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정불화와 경제적 어려움을 이유로 꼽았다.
충북광역정신건강증진센터 관계자는 "자살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핵가족화와 자기중심적인 가치관 때문에 자살이 끊이지 않는 것 같다"며 "특히 가정불화로 자살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을 볼 때 가족과의 소통을 통해 소속감을 증대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각자의 방법을 찾되 힘들다면 가족이나 광역정신건강증진센터와 같은 관련 기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 김동수기자 kimds032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