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청원구 북이면에서 태어난 그는 11살이 될 무렵 앞집에서 발생한 화재를 직접 목격했다.
어린 소년은 당시 화재를 보며 누군가 다치지 않을까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그때 봤던 장면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동네 어른들이 마을 우물에서 양동이를 나르며 합심해 불을 끄기 시작했습니다."
어린 소년은 그 광경을 지켜보며 자신도 누군가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직업을 갖고 싶다고 생각했다.
25년 후인 지난 1989년 4월 마침내 이 소년은 꿈이었던 소방관의 길을 걷게 됐다.
"소방관이면 누구나 마찬가지지만 시민의 생명을 구하고 나면 그 보람이 엄청납니다."
그가 괴산 119안전센터장으로 근무하던 시절인 지난 2011년 9월, 인근 야산에 버섯을 채취하기 위해 나간 60대 여성이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이 여성의 아들이 어머니를 1시간 동안 찾다가 결국 119로 도움을 요청했다.
"긴박한 상황이었습니다. 산은 해가 더 빨리 지고 춥기 때문에 지체했다가 생명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급히 의용소방대와 주민들에게 도움을 요청해 수색에 나섰습니다."
몇 시간을 찾아 헤매던 중 60대 여성은 뇌출혈로 의식을 잃고 야산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김 과장은 인근 병원에서 응급조치를 한 뒤 바로 청주 성모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했고 수술을 받은 이 여성은 생명을 건졌다.
"오히려 제가 더 고마웠습니다. 병원을 찾아 살아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했습니다."
하지만 소방관으로서 언제나 좋은 일만 있는 게 아니다.
지난 2008년 7월 3일 분평동 사거리에 레미콘, 승용차 2대, 탑차가 부딪히는 4중 추돌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가운데 있던 승용차 2대의 운전자가 숨지고 동승했던 20대 후반의 젊은이들이 구조됐다.
"술을 마시고 졸음운전을 하던 탑차 운전자가 앞에 정차해 있던 차량을 들이받으면서 젊은이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 이후에 저도 모르게 운전할 때면 뒤에서 차량이 들이받지 않을까 노심초사 지켜보곤 했습니다."
자신도 모르게 어느새 트라우마가 생긴 것이다.
그러나 이런 보람과 아픔을 매번 겪으며 성장했던 김 과장은 벌써 26년차의 경험이 풍부한 현장 지휘관이 됐다.
"휴일에 집에서 쉴 때도 항상 휴대폰에 문자가 옵니다. 관내에서 일어난 화재, 구조 사건 등에 대한 보고가 수시로 들어옵니다. 매번 확인해 현장에 나가 후배들에게 조언도 전하고 있습니다."
김 과장은 그렇게 오늘도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
/ 김동수기자 kimds032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