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외면하는' 청주대청호미술관

가파른 문화재단지 입구 통과해야만 미술관 관람
휠체어 이동 위험…市 "문제 알지만 해결 어렵다"

2015.03.29 19:53:08

청주시립대청호미술관(이하 대청호미술관)이 장애인들의 편의시설을 외면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대청호 미술관 입구. 일반인 출입금지란 팻말이 보인다.

대청호미술관은 2004년 10월 2일 충북 청원군 문의면에 소재하는 문의문화재단지(이하 문화재단지)내 개관됐다. 충북도 최초의 공립미술관이며, 규모는 4천900m²의 대지에 1천411.34m²의 연면적을 자랑한다. 지하1층(수장고와 기계실), 지상1층(1전시실, 사무실, 로비)과 지상2층(제 2, 3전시실), 지상3층(라운지 룸, 전망대)로 구성돼 있다. 2014년 7월1일, 통합청주시가 출범하면서 대청호미술관의 운영권은 청원군에서 청주시로 이관됐다.

문제는 관람객들이 대청호미술관을 가려면 반드시 문화재단지 입구를 통과해야 가능하다는 점이다. 주차장에서 문의문화재단지 정문으로 가는 길은 40도의 가파른 언덕을 올라야 하는데, 거리가 50여m나 된다. 일반인이 올라가도 정문에 이르면 숨이 찰 정도다. 장애인이 휠체어를 타고 동반자가 뒤에서 밀고 가다 실수라도 하면 치명적 사고는 피할 수 없다.

청주시문의문화재단지로 오르는 가파른 길.

40년간 장애인들을 돌보며 봉사의 삶을 살고 있는 원희경(60·용암동)씨는 "장애아들에게 그림을 보여주려 대청호미술관에 갔다가 위험천만한 일을 겪었다"며 "휠체어에 탄 장애아를 밀어주던 봉사자가 힘에 부쳐 그만 뒤로 밀려 휠체어와 함께 쓰러질 뻔 했다. 미술관에 가는데 왜 문의문화재단지를 통과해야만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문의문화재단지에 근무하는 직원조차 "휠체어를 타고 혼자 이곳을 올라오기란 불가능하다. 보호자가 동반해서 밀고 올라와도 지나치게 가파르고 위험하다"라고 말한다.

시설물의 취약점이 노출되었을 때, 적극적이고 발 빠르게 대처해야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그러나 청주시는 여전히 미온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 먼저 △대청호미술관 전용입구를 장애인과 노약자에게 개방하고 △미술관과 문화재단지 사이에 문을 만들어 관람객을 구별하면 된다. 그러면 장애인이 굳이 가파른 문화재단지 정문을 통과해야 할 필요가 없게 된다.

이에 대해 청주시 문화예술과 이관동 문화재팀장은 "문제가 있는 것은 알고 있다"며 "대청호미술관 문을 개방하고 주차장 시설을 만들려면 먼저 환경부 산하 금강유역환경청에서 상수도보호시설을 해지 해줘야 하는데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 윤기윤기자 jawoon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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