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누리길 걷자…'봄꽃이 된 사람들'

금강변 따라 걷는 행사에 남녀노소 불문 1천여명 참가

2015.04.19 18:52:24

지난 17일 오전 10시 지역주민과 학생, 내빈 등 약 1천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행복한 금강누리길'행사가 열렸다.

[충북일보=청주] 청주시 서원구 현도면 중척리 금강변 고수부지에서 지난 17일 오전 10시 지역주민과 학생, 내빈 등 약 1천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행복한 금강누리길'행사가 열렸다. 현도중학교의 사물놀이와 현도정보고의 난타공연 등 다양한 식전공연에 이어 사람들이 금강누리길 산책로를 따라 환한 봄 길을 걸었다.

"이봐, 나왔어·"

"어이구, 고생하네. 동네사람들이 다 모였구먼?"

빈 길을 사람들이 채우자, 들꽃들이 한쪽으로 비켜섰다. 사람들이 모여 웃으니 그대로 꽃무리가 되었다. 멀리 논물을 살펴보던 한 농부가 허리를 펴고 아지랑이 오르듯 손을 흔들자, 사람들이 마주 손을 흔들어 화답했다.

시목양수장 오경진(71)씨가 이웃주민들을 바라보면서 미소짓고 있다.

금강어귀에서 농수관리를 점검하던 오경진(71·현도시목3리)씨는 "모두 동네사람들이다. 이곳에서 50년을 살았다. 지금 모인 사람들은 거의 90%가 우리 마을 사람들이다"며 "사람 사는 것이 이런 것이다. 함께 모여 시름을 나누고 떠들며 음식을 같이 먹는 것이 사는 맛"이라며 걷기행사를 반겼다.

금강변을 따라 이어지는 5.5㎞ 구간의 '금강누리길'은 2010년 처음 조성됐다. 구불구불한 '비랭이' 옛길을 친환경 산책로로 개발해 지역주민과 등산객들에게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명소로 육성한다는 계획이었다. 이후, 양지 비랭이길~노산 솔밭공원~노산 나루터~대청댐~장승공원으로 이어지는 산책로를 조성했다.

걷기 행사는 반환점까지 약 2km의 자전거 길을 갔다 되돌아오는 짧은 여정이었다. 연로한 노인들에게는 안성맞춤이었다. 푸짐한 경품소식에 마을 회관 안에 앉아만 있던 노인들이 모두 나와 봄볕을 즐겼다.

마을 노인들과 어린 학생들이 어울려 함께 걸으니, 조화로운 봄 풍경이 펼쳐졌다. 어린 학생들은 지팡이에 의지한 할머니를 부축하며 푸른 물살이 일렁이는 강변을 따라 함께 걸었다. 할머니 얼굴의 주름살도 봄바람에 더 환하게 물결졌다.

너른 금강변 고수부지에서 이날 참석한 사람들은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잔치국수로 점심을 대신했다. 강가에 핀 하얀 조팝나무꽃이 모두의 얼굴에 그대로 번져났다.

/ 윤기윤기자 jawoon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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