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에서 성숙으로

김남혁 목사의 시온의 영광

2015.07.06 15:51:02

김남혁

서원대학교회 담임목사

며칠 전, 뉴스를 시청하는데 CCTV에 녹화된 영상들이 보도됐다. 한 행인이 길을 걸어가다가 서 있는 사람의 어깨를 툭 치고 지나가는 모습이었다. 당시 그 행인에게 욕을 했는지 그는 욱하는 마음에 돌아서서 주먹을 날렸고 상대방은 칼을 꺼내 다투다가 급기야 사람의 목숨까지 빼앗게 됐다는 내용이었다. 기가 막힌 것은 살인한 사람은 당시 술에 취해 그 다음날 깨어났는데 사람을 죽이고도 기억을 못한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도로에서 운전하던 중 앞에 끼어든 차량을 쫓아가 보복운전을 하는 사례도 있었다. 심지어 끼어든 차량 앞으로 추월해 그 앞에 정지해 버리는 경우도 있었다.

2013년 8월, 경부 고속도로 오창 나들목 부근에서 보복운전으로 1차선에 급정거해 일어났던 5중 추돌 사고를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이 사고로 1명이 사망하고 6명이 부상당했으며 급정거한 운전자는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것은 자동차를 일종의 흉기로 사용했기 때문에 최초로 폭력행위에 관한 법으로 처벌받은 결과이다.

한 매체의 설문 조사결과 '보복이나 위협 운전을 당해 본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는 36.4%였다. 또 72.6%는 '운전 중 시비가 붙어 싸우는 차량을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왜 그렇게까지 된 것일까· 한국은 경제 개발 계획과 새마을 운동을 전개해 경제적인 성장을 이뤄냈지만 정신적으로는 성숙되지 못했다는 것이 문제다.

사람은 성숙하지 못할수록 나에게 집착한다. 나를 대우해달라는 것이다. 나만 알아달라는 것이다. 어린아이를 키울 때 많이 듣는 말이 '내가'라는 말이다. 국그릇을 다 엎지르면서도 "내가 가지고 갈께." 하고 고집을 부린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는 말이 수행을 위한 금언이지만 인간은 나 이외의 사람을 보지 못할 때가 많다. 인간이 상처를 받고 분노하는 이유는 나를 위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부모 자식 간에 갈등도, 부부끼리 부딪히는 것도, 일방적으로 자기주장만 하기 때문이다. 회사에서도 늘 부딪히는 사람들은 내가 좀 특별하고 저 사람보다는 내가 낫다고 생각을 하면서 유연한 자세를 취하지 않기 때문에 끊임없이 갈등과 대립이 일어나는 것이다.

국제 로잔회의 총재 마이클 오(MICHAEL YOUNG SUK OH)는 한국계 미국인이다. 그는 41세의 나이에 최연소이자 아시아인 최초로 국제 로잔 회의의 총재 겸 이사장이 됐다. 그는 하버드 대학과 펜실베니아 대학을 졸업했고 교육학과 인류학, 과학, 신학 등 다방면에서 총 다섯 개의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런데 그가 저술한 책 제목이 「I'm Nothing.」이다. 번역하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뜻이다.

자기를 낮추는 태도가 필요하다. 자기를 낮추는 순간부터 가정이 평화로워지고 직장이 즐거운 장소로 바뀔 것이다. 끊임없는 갈등과 끊임없는 대립과 끊임없는 미움과 분노와 상처가 사라지게 될 것이다. 성숙한 사람은 나 위주에서 벗어나 상대방을 배려하는 길로 들어서는 것이다. 사랑은 상대방을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마치 아이들이 집에 오면 엄마가 그네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차려놓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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