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구 동양화가 '화실의 일상과 기억속의 풍경' 주제 개인전

30일~8월 3일 청주예술의 전당·8월 3일~7일 세종시민회관

2015.07.26 15:05:11

가을문턱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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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부엉이 부부 한 쌍이 밤나무에 앉아 있다. 그 눈빛에서 경계심이 뿜어져 나온다. 부엉이가 방귀를 뀌면 가을이 온다는 이야기가 있다. 마을 어른들은 부엉이가 이웃마을보다 먼저 우리 마을을 찾아와 방귀를 뀌어주길 바랐나 보다."

무대미술가이자 동양화가인 민병구 작가가 '화실의 일상과 기억속의 풍경'을 주제로 개인전을 연다.

청주시와 세종시에서 각각 열리는 개인전은 오는 30일부터 8월3일까지 청주예술의전당 2전시실, 8월3일부터 7일까지 세종시민회관 전시실에서 열린다.

민 작가의 작업실은 청주국제공항 인근에 있다.

송수장(松壽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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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지고난 뒤 온통 풀벌레 소리가 가득한 작업실에서 사색에 잠기며 때로는 어린시절 동네 어르신들로부터 들은 부엉이와 관련된 속설을 작품 소재로 삼아 작업했다.

그는 "어렸을 때 마을 어른들이 부엉이 방귀에 관한 이야기를 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며 "이웃마을보다 먼저 우리 마을을 찾아와 방귀를 뀌어야 한다고 생각하셨는지 그만큼 가을이 일찍와서 오곡과실이 빨리 익으면 먹을 것이 풍족하지 못했던 그 때 수확의 기쁨을 빨리보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담긴 이야기 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981년 처음 붓을 잡았던 그는 수강료를 마련하기 어려워 독학으로 그림공부를 했다.

사군자의 대나무는 실제 대나무 가지를 잘라 흰 종이 위에 올려놓고 그림자를 만들어 그 그림자를 따라 초안을 잡았다. 그리고 다시 그 초안 위에 습자지를 올려놓고 본을 떠 그림을 그렸다고 했다.

민병호 작가

민 작가는 "그때의 그 경이로운 체험은 잊을 수가 없다. 이일이 있고나서 그림그리기에 푹 빠지게 됐다"고 했다.

그는 올해로 무대미술을 한지 30년이 된다. 그동안 무대미술을 통해 보통의 화가들이 경험해보기 어려운 큰 붓질의 즐거움을 만끽해 왔다고 했다.

민 작가는 이번 개인전에서 소나무를 비롯해 부엉이, 가로수 등 4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우직하게 쉼 없이 노력한 흔적을 엿볼수 있는 작품들이다.

박종석 미술평론가는 "금호의 매력 중 단연 으뜸은 제 삶 속에서 겪은 소박한 이야기를 다소 투박하고 거친 건필로 어눌하지만 자신만만하게 표현함에 있다"며 "거칠고 투박한 붓질에는 전통 동양화의 격식을 갖춘 작품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어린아이와 같은 자유로움이 있다"고 평했다.

/ 김수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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