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야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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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바람 잘 날 없다. 올해 100억원 이상 들여 개·보수를 마친 청주야구장이 또다시 구설수에 휘말렸다. 더그아웃에 설치된 CCTV가 문제가 됐다.
지난 2일 청주야구장에서 열린 한화 대 기아의 경기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2대 4, 2점차로 뒤지던 4회 말 한화 공격 중 2사 1, 2루의 중요한 상황에서 기아 김기태 감독이 심판에게 항의했다. 더그아웃 내에 설치된 CCTV가 조이스틱을 이용해 경기장 곳곳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확대 기능까지 있어 상대편의 사인을 훔칠 수 있다는 항의였다.
구원투수가 준비운동을 하는 불펜이 개보수로 인해 경기장 지하로 들어가 이를 감독들이 확인하기 위해 더그아웃에는 세 대의 CCTV가 설치돼 있다.
문제가 된 한 대는 '익사이팅존' 설치로 사각지대가 생긴 부분을 감독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용도다. 김기태 감독은 이 부분을 지적한 것이다.
이후 한화 김성근 감독과 심판들은 항의를 받아들이고 이 CCTV를 끈 채 경기에 임했다.
본보 취재 결과 경기장을 비추던 CCTV는 한화 구단 측이 아닌 청주시 측이 설치했다.
청주시 관계자는 "1루 라인 끝 부분이 더그아웃에서는 보이지 않는다"며 "이곳을 양측에게 보여주기 위해 설치한 것이지 '사인훔치기'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논란이 있고나서 확인해보니 조작을 한다 해도 상대방의 더그아웃은 보이지 않았다"며 "KBO에서 이 부분을 지적한다면 CCTV를 고정하거나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일부 관람객들은 김기태 감독의 항의가 경기의 흐름을 끊기 위한 용도라고 지적했다.
최모(46·서원구 사창동)씨는 "상위타선인 이용규 타석에서 최소 동점까지 만들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경기 시작 초반이 아닌 4회말에서 상승세인 한화 공격의 흐름을 끊기 위해 항의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또 김모(37·상당구 용암동)씨는 "청주구장에서 경기만 있으면 시설문제로 논란이 생기는 것 같다"며 "순위 경쟁을 하는 두 팀 간의 단순 해프닝으로 끝날 수 있지만, 논란이 계속된다면 향후 한화 청주경기 배정에 지장이 있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 강준식기자 good1200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