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광고, 야구 명문 부활…우승보다 값진 준우승

16년만에 전국체전 결승서 군산성업고에 7대5 석패
김용선 감독 "내년 홈 대회에선 기필코 우승"

2016.10.12 19:35:10

12일 천안북일고 야구장에서 열린 '97회 전국체육대회' 야구 결승전에서 청주 세광고가 군산상업고에 5대7로 석패했다. 세광고 선수단과 학교 관계자들이 경기가 끝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성홍규기자
[충북일보=청주] 16년 만에 전국체육대회 결승에 오른 세광고 야구부가 '97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우승보다 값진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야구 명문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세광고는 12일 천안북일고 야구장에서 열린 이번 대회 야구 결승에서 군산상업고를 만나 역투했지만 7대5로 석패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선수들의 새카맣게 그을린 얼굴 속 빛나는 눈동자는 승리를 향한 투혼으로 불타올랐고, 경기장을 찾은 세광중·고 야구부 선후배와 학교 관계자, 학부모들의 응원소리는 천안 벌판에 넓게 퍼져나갔다.

양팀의 응원전으로 후끈 달아오른 경기장의 쾌청한 가을 하늘 아래 이날 오전 10시30분 군산상업고의 공격으로 경기가 시작됐다.

각 팀의 탐색전 격인 1회는 득점 없이 마무리 되고 2회가 시작되자 군산상업고 선수들의 거센 공격이 시작됐다.

군산상업고는 2회초 1점의 선취점을 올린 뒤 세광고에게 타석을 내 줬다.

선취점을 내 준 세광고는 2회말 바짝 따라 붙었다.

2회말 두번째 타자로 타석에 오른 정연제가 쳐 올린 공이 오른쪽 98m 담장을 넘었다. 정연제의 10호 홈런이다.

의연하게 베이스를 도는 정연제의 머리 위로 함성이 쏟아졌다. 경기의 흐름이 세광고로 넘어오는 듯 했다.

1점씩 주고받은 뒤 2회가 마무리됐고, 3회는 득점 없이 끝났다.

4회말 세광고의 타선이 불을 뿜기 시작했다.

4회말 2아웃1볼 상황에서 김형준이 때린 공이 야구장 좌중간 잔디밭에 정확히 꽂혔다.

김형준의 공이 잔디밭을 가르는 순간 3루 주자 국대건은 홈 베이스를 향해 거침없이 내달렸다.

국대건이 홈 베이스를 밟으면서 세광고는 2대1로 역전했다.

이어진 타선에서 점수를 내지 못한 채 5회초 군산상업고의 추격이 시작됐다.

군산상업고의 매서운 추격에 세광고 수비진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작은 실수가 반복됐다.

군산상업고는 때를 놓치지 않고 5회초 2점을 챙겼다.

7회초 수비진이 좌중간 안타 후 바운드 된 공을 잡지 못해 담장을 넘어가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 실책으로 2루에 진루해 있던 선수가 홈 베이스를 밟고 1점을 획득, 스코어는 순식간에 4대1로 벌어졌다.

세광고의 수비가 흔들리는 틈에 군산상업고는 7회초에만 4점을 챙겨 7대2로 7회초를 마감했다.

세광고는 포기하지 않았다. 타석에 선 선수들은 배트를 고쳐잡고 공을 향해 힘차게 휘둘렀다.

'역전승'을 머리에 새긴 세광고는 8회말 2점, 9회말 1점을 가져왔지만 최종 스코어 7대5로 고배를 마셔야만 했다.

세광고 야구부는 16년 만에 다시 밟은 결승 무대를 우승으로 장식하지 못한 아쉬움을 남기고 내년을 기약했다.

김형준은 "오늘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서 안타까울 뿐"이라며 "여기까지 왔는데 우승 못해서 아쉽다. 내년에는 무조건 우승하겠다"고 말했다.

김용선 감독은 "군산상고가 조직력이 있는 팀이다. 에이스 투수 김광수가 결승까지 오면서 무리한 탓에 아쉬운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내년에는 투수력이 더 좋은 만큼 우승에 대한 갈망을 해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원영 교장은 "이번 전국체전 은메달 수상은 그동안 야구부 감독과 학생들의 피땀 어린 노력의 결과"라며 "향후 본교가 야구명문으로 재도약하는 청신호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지난 1954년 창단된 세광고 야구부는 1977년 화랑기 우승, 1980년 대붕기 우승, 1982년 황금사자기 우승, 1989년 대붕기 우승, 2002년 봉황대기 4강, 2003년 봉황대기 4강을 한 바 있다.

/ 성홍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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