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음란 광고 홍수 '낯 뜨거운 SNS'

불법 스포츠도박 등 무차별 유포
조건만남·몸캠피싱 등 범죄악용
사용자들 '사진 없는 계정' 멀리해

2016.12.25 20:58:55

[충북일보] 직장인 김모(45)씨는 최근 다소 황당하고 민망한 일을 겪었다.

스마트폰 사용에 그다지 익숙하지 않던 그는 자녀들의 권유로 얼마 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활동을 시작했다.

SNS 상에 무차별 유포되고 있는 성매매 알선 내용의 음란 광고.

ⓒ박태성기자
몇 박자 늦은 출발에 주변인들로부터 '친구 요청'이 밀려들었다. 그러던 어느날 낯선 이름의 SNS 이용자로부터 친구 요청이 들어왔다.

김씨는 별생각 없이 요청을 수락했는데, 30여분 뒤 가까운 지인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SNS에 이상한 게시물이 있으니 확인해 보라'는 것이었다.

곧바로 SNS에 접속한 김씨는 얼굴을 붉혔다. 조금 전 친구 요청을 받은 이름의 사용자가 김씨의 SNS에 낯 뜨거운 내용이 담긴 음란 광고물을 게시해놨기 때문이다.

황급히 게시물을 삭제했지만, 이후에도 유사한 일이 반복됐다. 심지어 유사한 음란·도박 광고물이 친한 친구의 이름으로 게시되기도 했다.

김씨는 "SNS 사용이 익숙하지 않다보니 모르는 이름까지 요청이 들어오는 친구 신청을 다 받았는데 요청 수락 후 얼마 되지 않아 음란물이나 도박 사이트 광고물이 게시됐다"며 "아무래도 주변부터 모르는 사람까지 다수가 지켜보고 있는데 이런 게시물이 게시됐다는 것 자체가 짜증스럽다"고 했다.

이어 "모르는 이름뿐만 아니라 몇일 전까지 SNS로 댓글을 주고받던 친구의 계정으로도 음란광고가 올라오기도 했다"며 "나중에 친구에게 물어보니 자신의 계정을 누군가 도용해 음란광고를 유포한 것 같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SNS상에서 음란물·도박 등 불법 광고물이 무차별 유포되고 있다.

이런 일이 잦아지면서 SNS 사용자들 사이에선 '프로필(소개) 사진과 SNS 활동 기록이 없는 계정'은 멀리해야 할 대상으로 분류된다.

그런데 이런 광고물로 인해 피해를 보는 경우가 왕왕 있어 사용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무시하고 지나가면 그만이지만, 몇몇은 무작위 음란물·도박 광고에 현혹돼 피해를 보는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화상채팅을 하자고 접근한 뒤 나체영상을 볼모로 금품을 뜯는 속칭 '몸캠 피싱'이나 조건만남을 하겠다며 계좌로 돈을 받은 뒤 잠적하는 일명 '조건만남 사기' 등이 대표적이다.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조건만남 사기 등을 포함한 사기 범죄는 지난 2011년 4천828건에서 2012년 5천569건, 2013년 6천299건으로 증가했다.

지난 2014년 5천792건으로 잠시 주춤했던 사기 범죄는 지난해 6천437건으로 또다시 늘었다.

경찰 관계자는 "SNS나 채팅 애플리케이션 성매매 알선 광고물 등을 보고 연락했다 돈을 뜯기는 등을 피해가 종종 있다"며 "무작위 광고 등에 대한 제한이 사실상 어렵기 때문에 이용자들 스스로 광고물에 현혹되거나 피해를 보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 박태성기자 ts_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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