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족가락 知足可樂

2017.06.15 13:11:09

오문갑

세명대학교 글로벌경영학부 교수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지 한달 된 최근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폭등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빚을 내 아파트를 사는 아파트 광풍이 불고 있다. 나중에 가격이 폭락하면 하우스 푸어가 되는게 불보듯 뻔하지만 수억씩 하는 아파트를 은행에 많은 빚을 내서라도 사려고 한다. 정부도 사태의 심각함을 알고 많은 인력을 들여 부동산 단속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 사람들은 아파트를 왜 그리 욕심내서 사는가· 남들에게 과시하기 위해서 또는 돈을 쉽게 벌고 싶어서 사람들은 은행에 많은 이자를 내며 아파트를 사고 있다. 우리나라의 부동산 불패 신화와 욕심이 만들어낸 현상이라 생각된다. 우리나라의 행복지수가 156개국 중에서 56위라고 한다. 우리나라보다 훨씬 못사는 방글라데시, 티베트 국민들의 행복지수가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오히려 적게 가진 사람들이 더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소형 아파트에 살다보면 대형 아파트로 가고 싶고, 소형차를 타다보면 대형차를 타고 싶어지는 것이다. 서있으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어지는 것처럼 무언가 더 갖고 싶어지는 사람의 욕심 때문에 자꾸만 삶의 무게가 늘어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지족가락 (知足可樂)을 실천해야한다. 현대 사회는 치열한 경쟁사회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욕심을 만들어 내고 있다. 법정스님도 지나치게 내 것을 챙기지 말고 내 몸조차 내 것이 아니라고 말씀하셨다. 우리나라가 과거보다 더 빠르고 편리하고 부유해졌지만 사람들은 행복해 하기는커녕 더 힘들어하고 자살률은 OECD국가 중 12년째 1위를 하고 있다. 불교 <유마경>에는 이런 글이 있다.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은 땅바닥에 누워 자도 오히려 편안하고, 만족할 줄 모르는 사람은 천국에 살아도 마음이 불편하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즉,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이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것이 돈, 재물이다. 아무리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최고인 세상이 ㅤㄷㅚㅆ지만 돈과 욕심 때문에 가정과 사회가 무너져 가고 있다. 돈 때문에 사람을 무시하고 돈 때문에 사람을 죽이는 세상이다. 300년도 안된 자본주의 사상에 우리 사회와 사람의 도리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고금현문>에 "사람은 재물 욕심 때문에 죽고 人爲財死, 새는 먹이를 탐내다 죽는다 鳥爲食亡."는 글귀가 있다. 자기 분수를 모르면 욕심 때문에 망하거나 죽는 것이다. 특히 주식을 하거나 부동산 투자를 하는 사람들, 사업하는 사람들은 욕심을 경계해야 한다. 많은 이익을 얻으려고 무리하다가 결국엔 욕심 때문에 죽거나 망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이다. 사마천의 <사기>에도 이런 글이 있다. "탐욕스런 사람은 재물 때문에 죽고, 명예욕이 많은 사람은 이름 때문에 죽고, 권력을 쫓다가는 권력 때문에 죽고, 여자를 쫓다가는 여자 때문에 죽는다."이렇듯 욕심을 내려놓지 않으면 그 욕심이 자기를 해치고 죽게 하는 것이다. 욕심이 생길 때 우리는 위가 아닌 아래를 봐야 한다. 나보다 처지가 못한 사람들을 보며 욕심을 경계하고 반성해야 하는 것이다. 성경에도 부자가 천국에 가는 건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 하는 것보다 어렵다."고 했다. 재물을 가득 쥐고 욕심내며 과시하기 보다는 어려운 사람에게 베풀 줄 아는, 비울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그래야 정신건강에도 좋고 죽어서도 천국에 갈수 있는 것이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돈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돈보다 더 중요한것이 건강과 사람의 도리이다. 경행록의 "만족함을 알면 가히 즐겁고 탐하는데 힘쓰면 곧 근심이니라. 족함을 아는 자는 가난함과 천함 또한 즐겁고, 족함을 모르는 자는 부하고 귀함 또한 근심스럽다는 말을 되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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