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밝혀주는 詩 한편

2017.06.19 14:33:56

이찬재

수필가·사회교육강사

명심보감 성심편(省心篇)에 나오는 장원(壯元)의 시한편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시사해주는 바가 크다. 장원의 시에 이르기를 "나라가 바르면 하늘도 순할 것이요, 벼슬아치가 바르고 깨끗하면 온 백성이 저절로 편안하느니라. 아내가 어질면 남편의 화가 적을 것이요, 자식이 효도하면 부모의 마음이 너그러워지느니라."(國正天心順 官淸民自安 妻賢夫禍少 子孝父心寬), 오언절구로 간결하면서도 나라와 관청, 부부와 부자간의 도리를 절묘한 대구(對句)로 표현한 시로 삶의 지표로 삼을 만한 가치가 담겨져 있는 명문이다. 시 속에는 아무리 세상이 변해도 사람이 살아가는 도리는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부의 관료를 임명하면서 청문회를 통과할 인물을 구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라는 속담이 있는 것처럼 완벽한 사람은 없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수신제가를 하는 사람이 드물다는 이야기도 된다. 공직을 맡을 사람이 청렴결백하면 나라 살림을 맡긴 백성들의 마음은 저절로 편안해 지는 것이다. 사적인 욕심을 채우기 위해 부정비리를 저지르면 나라의 곳간이 새고 비리가 들통이 나면 죄인으로 평생을 후회를 하며 살아야 하고 남 앞에 얼굴을 들 수 없게 된다. 나라를 바르게 다스리면 자연환경도 순조로워 농사도 잘되고 자연재해도 줄어든다고 한다. 우리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받는 혜택이 어마어마하게 크다. 무상으로 사용하고 있는 공기와 물에 대한 고마움을 잊고 살아가는 것과 같다. 우리의 몸이 지탱하도록 음식물을 공급해 주는 것도 자연이다. 이렇게 고마운 자연을 잘 보존해야 하는데 경제개발, 도시개발, 공장건설을 하면서 자연환경을 너무 많이 파괴하고 훼손시켜 화가 난 자연이 재해를 일으켜 인간에게 항의하고 보복을 하지 않나 생각해 본다. 가뭄, 홍수, 태풍, 지진, 산불, 해일, 전염병 등이 인간의 행복한 삶을 위협하고 있다. 그래서 치산치수를 잘해야 聖君으로 추앙을 받았던 것이다. 집단생활의 기초단위인 가정생활도 아내가 현명하여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지혜롭고 현명하게 가정을 꾸려나갈 수 있다. 남편은 마음 편히 직장과 사회생활을 잘하여 허물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행복하고 편안한 가정생활을 할 수 있다. 부부유별의 역할을 잘하여 조화를 이루며 자녀들 앞에 부모가 모범을 보이고 인성이 바른 자녀로 키우면 자녀들이 말썽을 부리지 않고 부모의 마음을 편하게 하는 것이 孝이다. 따라서 부모는 걱정거리가 없기 때문에 마음이 항상 너그러워지고 편안한 가정을 만드는 것이다. 가정마다 부부사이의 정이 돈독하고 부모와 자녀사이에 존경과 자비로운 사랑이 넘쳐 날 때 살기 좋고 행복한 나라가 되는 것이다. 작금의 이상기후를 접하면서 자연이 화가 극에 달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모내기를 한 논바닥이 어른손이 들어갈 정도로 갈라져 농작물이 말라죽는 현상과 아이들 주먹만 한 우박이 쏟아져 농작물은 물론 차량의 유리를 뚫는 현상도 재난이 아닐 수 없다. 동해안의 산불로 평온한 농가를 집어 삼키는 태풍 급의 강풍도 자연의 화난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조상들은 자연수를 마시며 살아 왔는데, 물을 사먹는지는 오래되었고, 화력발전과 자동차의 매연, 공장굴뚝에서 분출되는 미세먼지는 마스크를 쓰고 답답한 생활을 해야 하는데도 편리함에 안주하면서 자연의 분노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장원의 시는 사람이 살아가는 방향과 방법을 제시해 주는 지표가 되는 것 같다. 자연의 고마움과 가정의 소중함을 알고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라는 가르침을 주는 마음에 새겨둘만한 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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