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 어머니와 기해년 새해를

2019.01.14 00:00:00

 어머니와 기해년 새해를
                 이정문
                 충주 사랑과 시 회장

어머니를 모시고 있는 동생네 가족들이 해돋이를 보러 간다고 한다.
모처럼 어머니와 함께 있을 기회라 기쁘게 달려갔다
어머니는 걸어서 왔니?
아뇨, 차 가지고 왔어요.
며칠 전 운동하려고 세 시간 걸어서 간적이 있는데 그게 안쓰러웠던지,
기억에서 지우지 않고 계신가 보다.
십여 일 전만해도 멀쩡하시던 기억력이 갑자기 나빠지셨다.
밤새도록 정신만 드시면 나 뭐 먹었니? 밥 달라 하시고
조금 전 다녀오신 화장실을 또 가시고
여기 애들은 어디 갔니? 해맞이 갔어요.
어디로? 동해안으로요.
언제 온대냐? 해 뜨는 것 보고 오후에 오겠죠.
묻고 대답하고 또 묻고 대답하고 ...
너 환갑 지났니?
저도 이제 예순다섯이 되었어요.
어머니하고 삼십 년 차이잖아요.
그럼 나는 몇 살이니? 아흔다섯 살이지요.
그렇지, 내가 삼십에 널 낳았지.
내가 산밭에서 일하는데 니가 열 살이 되었을 때 감자를 쪄가지고 와서
엄마~~ 하던게 생각난다.
그때가 참 좋았다고 하신다.
옛일은 또렷이 기억하시는데 조금 전을 자꾸자꾸 잊어버리신다.
동생이 기억을 하시라며 묵은 달력을 뒤집어 놓고 하신 것을 모두 쓰라고 했다며,
'내가 95살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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