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 MPD

2019.01.21 21:00:00

MPD
                김나비
                충북시인협회

포르말린 가득 찬 유리병을 본 적 있니
시간을 베고 누운 병 속의 표본처럼
내 몸속 수많은 사람 보관되어 있지

네모난 구멍들이 뚫려있는 몸통에
각진 불이 켜지는 한밤이 찾아오면
사람이 꿈틀거리는 유충처럼 보이지

몸속엔 살인범도 그를 쫓는 형사도 살지
술병의 병목 부는 나팔수도 하나 있지
심장엔 물방울 같은 아이들이 뛰어 놀지

바람이 어깨 펴고 옆구리를 치고 가면
철커덕 휘청이며 키를 높이 세우지
가슴에 현대아파트 이름표가 반짝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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