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 금은화

2019.01.30 21:00:00

         금은화
                             오만환
                             진천문인협회장
가슴에 마음이라고 없는 햇살의 숲
가난의 긴 겨울
죽은 듯 엎드려 살았지
댕댕 감는 부드러운 손
소슬바람
노래에 고개를 들면
굽은 등에 손자의 재롱
웃음이 걸린다
유언이나 유산 말고
자장가 속 사랑을 키운
그리운 할머니

할머니와의 옛 이야기들
잊혀지며 발이 끊긴다
아득히 엉키며 이름도 잃은 오늘
철부지 무리들
문명의 어지러움
노랗게 하얗게 길 밝히는
산에 들에 작은 등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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