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프롤로그
정연덕
충북시인협회
새벽을 음모했던 무력한 몽환의 난동자들
불이 켜지고 스치는 바람에 나부끼는
붉은 색조의 그림들이 옷을 벗기 시작한다
무엇이 그렇게 중증의 질고라고 아우성인가
무대에서 내려와서 아직도 대사를 읍조리고 있나
빠른 템포로 소화해내는 그의 창백한 시나리오
몽골의 모래바람 속에서 혼자 우는가
모두 떠난 사막의 질곡 저주받은 영혼의 고향
무서워요 제 속을 만져 봐요 어린새끼의 눈동자
얽혀진 흰 뼈들이 절망의 유서를 띄운다
흐느낌의 생 두려움의 자궁 속으로 묻힌다
아직 눈물의 의미를 파먹고 살만한 곳이라
붉은 포도즙을 짜서 비워둔 독에 채워도 좋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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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백한 아내의 보물창고가 붉게 빛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