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 강댕이 골

2020.12.07 19:45:27

강댕이 골
                         김선중
                         충북시인협회




강댕이 골을 올라갔다
미륵불이 지키고 있는
물소리 바람소리
백제미륵마애삼존불
돌 갓 아래 웃고 있다
무엇이 그리 좋은지
부처하고 같이 있는 보살
바람 쉬어가는 돌 그늘
짐승들이 소리 없이 지나가고

보원사지 석물들
부처 없어진 석 불단이 널 부러져
모두 놓아라
거추장스러운 것들 벗고
모두가 발가숭이다
겹겹이 오히려 누추해진
입고 있던 옷이 무겁다
굴에서 나온 원효가 지나간다
문득 백제 길에서 만난
나무꾼 같은 당신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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