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6일로 개원 1년을 맞는 세종충남대병원.
ⓒ세종충남대병원
[충북일보] 심장질환 등으로 10여년전부터 충남대병원(대전 중구 대사동)에서 정기 진료를 받아 온 이 모(63·여·세종시 조치원읍 신안리) 씨.
그는 "작년 7월 세종충남대병원(세종시 도담동)이 문을 연 뒤 건강을 관리하기가 종전보다 훨씬 더 편해졌다"고 말한다. 굳이 집에서 멀리 떨어진 대전까지 갈 필요 없이, 가까운 데다 시설이 훨씬 좋은 세종시내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비수도권 최초로 첨단 방사선 암치료기 도입
국립 세종충남대병원이 오는 16일로 문을 연 지 1년을 맞는다.
세종시내 최대 종합병원인 이 병원은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시민들이 불안해 하는 상황에서 개원, '건강 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해 내고 있다.
14일 병원 측에 따르면 지난달 30일까지 약 1년간 이 병원을 찾은 외래 환자 수는 22만908명(응급환자 포함)으로, 평일 기준 하루 평균 1천명이 넘는다.
병원 관계자는 "전체 외래환자의 약 35%는 세종시 이외 지역 주민인 것으로 추산된다"며 "대전 유성구,공주·오송 등 충남·북 일부 지역, 전북 북부지역에서 오는 환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전체 외래환자의 10%가 넘는 2만3천816명은 응급환자였다"며 "우리 병원은 세종과 인근 지역의 응급질환 의료공백을 해소하는 데에도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개원 이후 작년말까지 5개월반 동안 2만4천71명이던 입원환자 수는 올 상반기(1~6월)에는 3만6천477명으로 증가했다.
하루 평균 146명에서 203명으로 57명(39.0%) 늘어난 셈이다.
이 병원은 비수도권(서울·경기·인천을 제외한 14개 시·도) 지역 병원 중에서는 처음으로 첨단 방사선 암치료기인 '뷰레이 메르디안(View MRIdian)'을 도입, 작년 9월부터 본격 가동 중이다. 올해 5월초에는 시민들의 건강검진을 위한 헬스케어센터도 문을 열었다.
◇병원 규모 확대 필요한 데도 부지는 크게 부족
세종시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인구 증가율이 가장 높다.
이에 따라 현재 37만여명(10개 읍·면 지역 포함)인 시 전체 인구는 신도시(행복도시) 개발이 끝나는 오는 2030년에는 50만여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추세를 감안, 병원 측은 현재 500여개인 병상 수를 장기적으로는 1천여개로 늘리기로 했다.
이를 위해서는 부지 확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이 병원의 전체 부지 면적은 병상 수가 비슷한 창원경상대병원(7만4천250㎡)의 46.2%인 3만4천275㎡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병상 당 면적도 지방에 있는 △양산부산대병원(191㎡) △창원경상대병원(135㎡) △칠곡경북대병원(115㎡)은 물론 수도권의 분당서울대병원(121㎡)보다도 훨씬 좁은 69㎡다.
한편 2019년 12월 3일 개정된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법'에 따르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국공유 재산을 공공보건의료기관에 무상으로 빌려줄 수 있다.
오는 2025년 개원 예정인 울산산재공공병원의 경우 이 법을 근거로 공공주택지구 내 3만 3천㎡(1만평) 규모의 부지를 울산시와 울주군으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세종충남대병원의 부족한 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행복도시건설청)나 세종시가 오가낭뜰근린공원 등 병원 인근 국공유지를 병원 측에 무상으로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나용길 병원장은 "우리 병원은 지난 1년 동안 의료 서비스의 수도권 집중 완화에도 기여했다고 생각한다"며 "2027년 1월에는 병원 중 최고 등급인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했다.
세종 / 최준호 기자 choijh595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