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풍경

2022.12.20 16:47:28

풍경
                 안애정
                 충북시인협회 사무국장



바람이 만드는 소리를 듣기 위해
걸어놓은 풍경

추가 흔들릴 때마다
동백이 피고 목련이 흩어지는데
바람을 싫어하는 고양이 수리는
지붕 위로 올라가 해바라기하고

서쪽 바닷가에서 온 해당화는
뿌리 내리기 위해
앞산으로 넘어가는 꽃노을을 삼켰다

바람이 지나가고
풍경이 소리를 만들고
그때마다 돌 마당에 서 있는
무른 감나무 가지는 감을 매달았다

풍경이 풍경을 그리는 터득골
소나무 그늘 아래에서
바람이 넘겨주는 책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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