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역 갤러리, 각각의 色으로 물든다

2024.09.25 16:10:08

[충북일보] 선선한 바람과 함께 낭만에 빠지기 좋은 계절을 맞아 청주지역 곳곳의 갤러리들이 각자의 색으로 전시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

◇쉐마미술관 '원형의 폐허들 1부'

먼저 쉐마미술관(청주시 청원구 내수읍 내수로 241)은 모더니즘-포스트모더니즘의 거대한 시류 속에서 자신만의 독창적 세계관을 만들어 나가는 작가들을 소개한다.

쉐마미술관은 오는 10월 6일까지 김윤섭, 안재홍, 강철규, 허지혜 작가가 참여하는 '원형의 폐허들 1부'를 선보인다.

2024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공간산실 공간지원 사업으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서는 4명의 작가가 회화, 조각, 설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만의 서사적 세계를 보여준다.

전시명인 '원형의 폐허들(Las ruinas circulares)'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단편집 '픽션들' 중 한 작품의 이름에서 따왔다.

이야기는 어느 알 수 없는 남자가 꿈 속에서 자신의 아들을 열망하고 만드는데서 시작된다. 원형의 폐허 속에 머물고 있던 남자는 알 수 없는 신의 힘을 받아 아들(꿈)을 실체화하게 되며 후에 그 아들이 환영이라는 사실을 잊게 만든다. 그러나 종국에는 자신 역시 그러한 꿈 속의 자식(환영)이었다는 것을 깨달으며 끝을 맺는다.

한영애 쉐마미술관 큐레이터는 "예술가들은 종종 자신의 열망과 꿈을 실현하기 위해 흙을 빚는다"며 "예술의 원형에는 이러한 꿈과 환영에 대한 물리적 실험이 존재했을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전시는 알 수 없는 상징과 물질의 단서들 혹은 형상의 단서들로 다시 꿈을 꾸길 반복하고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 나가는 예술가들이 어떤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지 엿볼 수 있는 전시"라고 설명했다.

원형의 폐허들은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이 과연 어떤 세계를 만들고 있으며, 이들의 세계는 어떤 방식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 혹은 연결되지 않은 독립적 대륙으로 남게 되는지 살펴본다.

김윤섭 작가는 최근 자신이 자체적으로 만들고 있는 세계관에서 파생되는 작품을 제작하고 있다. 말 그대로 꿈의 꿈을 제작하고 있는 작가는 꿈이 만들어지는 물리적 환경과 설정에서 또 다른 꿈을 꾸며 작품을 상상하고 보여준다.

강철규 작가는 작가 내면의 심리적 인상과 환경과의 접점을 소설적 사건을 염두에 두듯이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그의 초현실적인 회화는 각 회화마다 어떠한 정서를 보여주면서 사건을 파고들게 만든다. 작가의 내면에서 탄생한 여러 의미의 복합적 오브젝트와 정서들은 그가 창조하는 공간이 돼 그것을 회화라는 스크린을 통해 시적으로 보여준다.

안재홍 작가는 자기 몸과 근방역을 통한 물질적 실험을 계속한다. 초근접의 시점과 원근의 시점을 오가며 몸에 각인된 단서-열망-꿈의 형태를 찾는 작가는 그로 인해 파생되는 여러 존재들을 무수히 확장하며 만들어 간다. 그의 회화는 끊임없는 환영의 추구이며 환영이 만들어 낸 환영으 로 하나의 세계로서 완성된다.

허지혜 작가는 자신이 가진 주위의 물질을 유심히 살펴보고 그것에 맞는 글과 리코딩을 통해 작품을 제작한다. '신의 손에 무엇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하게 만드는 허지혜의 작업은 다양한 시리즈를 가지고 있지만 쉐마미술관에서는 Old Books을 파쇄해 동적인 3차원의 형태로 변형하며 새로운 서사적 신화를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휴관일인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관람 가능하다. 전시 관련 더욱 자세한 해설을 원하는 관람객은 미술관 문의(043-221-3269)를 통해 도슨트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다.
◇갤러리PA '머리어깨무릎발무릎발'

갤러리PA(청주시 상당구 상당로 45)에서는 인간의 뿌리를 찾아가는 전시가 열린다.

공예가 이솔찬 작가는 오는 10월 6일까지 갤러리PA에서 개인전 '머리어깨무릎발무릎발'을 선보인다.

이 작가는 여러 요소와 오브제로 이뤄진 설치 작품을 전시한다.

그는 덴마크 전통 도구인 도끼를 보며 한국의 청동검과 청동거울을 떠올렸다. 뼈에서 시작된 원시성과 동질성이라는 외국의 전통과 우리나라 전통의 연결지점을 발견한 것이다. 이 작가는 다른 나라에서 바라본 우리의 전통을 고민하고 탐구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는 한국전통문화대학교를 나왔으며 국가무형문화재 사기장 이수자다.

2019년 6회 '대한민국 옹기공모전' 동상, '해남전국차도구공모전' 특별상, 2021년 '철화분청사기 산업이 되다' 특선 등을 수상했으며 개인전 '원 속 흙' 등 수차례의 전시회를 열었다.

이번 전시는 전시 기간 중 목~일요일 오후 1~6시에 관람할 수 있다.

/ 임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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