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이 맺어준 음성과의 인연

'향기로운 포도원' 이복수 대표
"죽을 것 같던 삶, 문인으로 환생"

2009.09.15 13:15:50

음성 용산리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향기로운 포도원’ 이복수 대표.

아무런 연고도 없는 곳에서 오직 문학으로 인연을 맺어 뿌리를 내리고 달콤한 포도 향을 전하고 있는 50대 중년 여인이 있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음성군 음성읍 용산리에서 '향기로운 포도원'을 운영하고 있는 이복수(52) 대표다.

2000년 글쓰기를 좋아하던 이씨는 평소 존경하던 음성문학의 대모 반숙자 선생이 창작교실을 연다는 소식을 듣고 경기도 평택에서 물어물어 난생처음으로 음성을 찾아 문학도로서의 길을 걷게 됐다.

특히 이씨는 문학의 깊이를 더듬어 갈 때 쯤 반숙자 선생으로부터 "같은 이름으로 문학계에서 활동하는 선배가 있으니 후배가 이름을 바꾸는 것이 예의"라는 말을 듣고 그가 지어준 '이수안'이란 또 다른 이름을 갖게 된다.

그렇게 음성과 정을 쌓아가며 맺은 인연으로 가정에 문제가 있어 죽음까지 생각하기도 했던 이씨는 2006년 6월 25년간의 결혼 생활을 정리하고 음성행을 택했다.

음성에 터를 잡은 지난 3년 동안 그는 팔이 부러지고 농기계 조작이 서툴러 어려움을 겪는 등 고통이 많았지만 그때마다 반 선생과 지역의 문인들이 든든한 버팀목이 돼 주었으며 그는 반 선생을 '정신적 엄마'로 생각하고 부르게 됐다.

이씨는 2004년 문예지 '문예운동'으로 등단해 문단에 나왔으며 현재 충북문인협회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 2005년 농협중앙회가 주최한 2회 농촌사랑 주부 글 잔치에서 최우수상을 받는 등 탄탄한 실력을 인정받았으며 '세계 식품과 농업'이란 잡지에 1년간 글을 싣기도 했다.

또한 그는 지난 3월 전국에서 170여명의 회원이 활동하는 농어촌여성문학회장에 뽑히기도 했다.

특히 그는 경기도 평택에서부터 23년간 포도를 재배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음성읍 용산리에 2천㎡ 규모의 과수원을 구입하고 3년간 정성을 쏟아 지난 8월 첫 수확의 기쁨을 맛봤으며 올해 7천만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이복수씨는 "죽을 것 같은 삶에서 구해준 반숙자 선생님을 비롯한 음성지역 문인들에게 감사 드린다"며 "제2의 고향인 음성에서 사람의 향기와 정이 넘치는 곳, 행복바이러스가 샘솟는 농원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음성 / 노광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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