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 수한면사무소 직원들 공부방 봉사

낮에는 주민도우미…밤에는 선생님

2010.01.16 13:01:35

보은 수한면 공부방에서 우제영씨가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모습.

보은군 수한면사무소는 일과시간이 끝나는 오후 6시가 되면 농촌학생들을 위한 공부방으로 변신한다.

선생님으로 나선 수한면사무소 직원들과 이제 조금씩 공부의 재미를 맛 본 아이들은 "선생님 안녕하세요", "음, 오늘도 열심히 해볼까"하는 정겨운 대화를 시작으로 저녁시간 수한면사무소를 밝게 불 밝힌다.

이렇게 지난 4일부터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에 진행되는 야간 공부방은 두시간씩 짧은 시간이지만 좀 더 가르치고 배우려는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차 있다.

수한면에 야간공부방이 열리게 된 것은 지역 학생들이 사설학원이 없어 겨울방학 중 제대로 공부를 할 수 없는 처지라는 상황을 알게 된 수한면 직원 조균기(33, 국어), 우제영(37, 영어), 변상일(31, 수학), 이고은(여·27, 수학)씨가 면내 어린이들을 위해 무보수 과외 봉사를 계획했기 때문이다.

낮에는 주민도우미 역할을 하는 공무원들이 야간에 선생님으로 나서자 면사무소와 주민자치센터에서 교재비와 책상등 수업에 필요한 물품을 지원해주기도 했다.

당초 수한면지역 학생 10여명을 대상으로 출발했던 이 야간공부방은 소문을 듣고 읍 지역 학생들도 수강을 신청해 현재는 18명의 어린이들이 공부방에 참여하고 있다.

천안에서 방학동안 시골집에 놀러왔다 할머니의 권유로 영어수업을 받기 위해 야간공부방을 찾은 이어진(여·10)학생은"학교에서도 영어수업을 받지만 이곳은 선생님이 쉽고 너무 재밌게 가르쳐 주는 것 같다"며"기억에 남는 즐거운 겨울방학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수한면 관계자는"각 과목에 뛰어난 실력을 가진 직원들이 지역 학생들을 위해 이렇게 나서 줘서 고맙다"며 "공부방이 지금도 야간공부방 참여 문의가 빗발칠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지만 원활한 수업진행을 위해 학생을 더 받지 못하는 것에 대해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보은 / 정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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