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을 다하고 결과에 승복하는 사회

2010.03.03 20:36:26

이경미

충북여성단체협의회 사무처장

벤쿠버 동계올림픽은 모처럼 우리 국민 모두를 활짝 웃게 만든 희망과 행복의 시간이었다. 특히 개인적으로 깊은 인상으로 남아있는 모습은 스피드스케이팅 10000M 시상식에서 금메달리스트인 우리나라의 이승훈 선수를 은메달, 동메달을 딴 외국선수들이 양쪽에서 안아 올려 축하하며 활짝 웃고 있던 장면이다. 이승훈 선수는 '이들이야말로 진정한 챔피언이 구나!'하고 생각했다고 그 순간의 감동을 표현하였다.

최선을 다하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여 승자에게 진심어린 축하를 보낼 줄 아는 그들의 모습은 지금까지도 메달 이상의 아름다운 감동으로 남아있다.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결과에 승복할 줄 아는 사회 만들기" 10여년전 대중의 인기를 모았다가 최근에 부활된 한 TV 프로그램의 내건 슬로건이다.

곱씹어볼 수록 맛이 나는 참으로 멋진 말 이다. 또 너무나 당연한 말이다.

그런데 너무나 당연한 이 말이 이토록 멋진 말로 가슴에 와 닿는 것을 보니, 우리 주변에서 이런 모습을 찾아보기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지방자치제도이후 민주시민의식이 높아져서인지 예전과 다르게 보다 단체나 동아리와 같은 조직에서도 적극적인 참여로 조직이나 그룹을 이끌어가는 리더가 되려는 사람들이 많다. 때문에 크고 작은 선거들을 주변에서 많이 접하게 된다. 그런데 그때마다 선거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여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 리더로서의 자질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이 리더가 되겠다고 나선 탓이겠지만, 선거의 당사자는 물론이고 그들을 지지했던 사람들까지 뒷소리를 하고 내 편, 네 편 나누어 반목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특히 여성들이 그런 일을 벌일 때에는 안타까움을 넘어 같은 여성으로서 부끄럽기까지 하다.

이제는 익숙해질 때도 되었는데 타인의 승리를 축하하고, 결과에 승복한다는 것이 아직도 우리에게는 넘어야 할 높은 언덕이며 풀어야할 과제인 것 같다.

선거에서 떨어졌다는 것은 패배가 아니다. 오히려 당당히 경선에 임하여 자신의 소신을 알리고 승부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멋진 일이다. 더욱이 그 과정에 최선을 다하고 결과에 승복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도 갖지 못한 '경험'이라는 소중한 자산을 가진 인생의 승리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패배자는 경선에서 당선되지 못한 사람이아니라 그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고 끝임 없이 시기하고 질투하는 마음으로 편을 만들어 앞으로 나아가야할 조직이나 리더의 길을 가로막고 발목을 잡는 사람들이며, 이런 부류들이야말로 사회적 지탄을 받아 마땅할 것이다.

우리는 선택의 순간 속에서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 순간순간의 선택은 잘되었든, 잘못되었든 결과를 낳기 마련이고 그 결과가 빚어낸 모습이 바로 우리의 현재이다.

오는 6월 우리는 중요한 또 하나의 선택을 해야 한다. 제5회 지방선거가 그것이다.

여성유권자들은 저출산. 교육. 다문화 등 여성의 시각을 필요로 하는 중요한 사회적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보다 많은 여성들이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선거에서는 여성공천을 늘이고, 정당내 공천심사위원회에 여성을 30%이상 참여시킴으로서 여성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정당이 여성유권자에게 선택될 것이다. 남.녀가 함께 지역사회의 문제를 바라보고 함께 토론하고 연구하면서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는 평등한 사회는 우리가 반드시 그려내야할 자화상이다. 그리고 또 하나 유권자의 선택을 가름할 가장 중요한 조건이 있다면 여성이든 남성이든 정치적 소신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되, 자신의 바램과 다른 결과에 대해서도 승복할 줄 하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더 이상은 시기와 질투, 반목과 불신으로 세월을 낭비할 수 없기에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결과에 승복할 줄 아는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기 위한 6월 선거가 더욱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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