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째 거리 청소 ‘숨은 천사‘

청각장애·불편한 다리에도 선행 "감동"

2007.11.14 09:22:27

영동의 조그만 시골마을에서 매일 아침 마을안길은 물론 주요 관공서 마당까지 청소하는 할아버지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영동군 용산면 구촌리에 사는 김기현(74) 할아버지는 왼쪽다리가 불편해 한손엔 지팡이를 짚고 오른손으로 싸리비를 들고는 새벽 5시경이면 어김없이 일어나 수십 년째 골목골목을 깨끗한 거리로 만들고 있다.

이러한 김씨 할아버지의 선행은 새벽에 이뤄지다 보니 주변 사람들도 잘모르다가 올해 용산면에 부임한 김병태 면장이 휴일 날 일찍 출근해보니 면사무소가 깨끗해 유심히 지켜보다 주위에 알려지게 됐다.

김씨 할아버지는 청각장애2급에 말까지 제대로 하지 못하는 장애인이지만 건강도 챙길 겸 소일거리 삼아 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몇 해 전, 목이 안 좋아 수술한 후에도 퇴원하고는 바로 마을청소에 나섰다고 한다.

김씨를 모시고 사는 아들 근용(50)씨 부부는 “몸이라도 다치실까봐 만류해보았지만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며 몸이 허락하는 한 계속하시겠다는 아버지의 뜻을 꺾지 못했다”고 한다.

김 면장은 “자기 집 앞도 잘 쓸지 않는 요즘 같은 세상에 이웃을 위해 헌신하는 할아버지의 모습에 저절로 머리가 숙여진다. 할아버지의 모습에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영동 / 정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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