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족의 사랑과 행복을 나눈 소중한 시간

다름은 또 하나의 다양성

2010.07.11 15:14:34

지난 9일 보은군다문화가족축제에 모인 결혼이주여성들의 모습은 얼굴과 인종이 다양한 만큼 이곳 한국에서 살아가는 모습도 다양하지만 그들의 가슴속에는 머나먼 고향 땅에 두고 온 가족과 그들이 고향에서 살아온 날들 보다 더 오랫동안 살아가야 할 이 곳 한국에서 삶에 대한 희망과 두려움, 배려와 차별, 기쁨과 슬픔의 복잡한 심경을 갖고 있는 듯했다.


이날 축제에서 '가족에게 쓰는 편지'부분에서 최우수상을 차지한 정설(여·27,중국)씨는 그녀의 편지속에서 이러한 결혼이주여성의 마음을 가득 담았다.

그녀는 편지속에서"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생활도 하기 전 남편을 만나 보은 땅에 처음 발을 디뎠던 2005년 한국어가 능숙하지 않아 대화가 어려웠고 이로 인해 오해 또한 많아졌고 외국사람이다 보니 차별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국생활 초기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나 그녀는"한국문화 적응을 위해 남편이 퇴근 후 같이 책을 보며 설명해주고 시어머니에게 살림하는 방법을 차근 차근 알려줬으며 잘하지는 못했지만 자신도 또한 열심히 배워가며 낯선 한국 땅에서 가족의 사랑안에서 그 어려움을 이겨내 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설씨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다문화강사단 양성교육을 받으며 다른 결혼이주여성들과 교류하며 열심히 생활하면서 힘든 일도 점점 없어지고 외롭지 않게됐다"며 "이제는 좋은 남편과 예쁜 딸, 친구들과 한국어 선생님들 사이에서 많은 분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 같아 행복하다"고 밝히고 있다.

또 그녀는"이제는 엄마로서 아내로서 그리고 며느리로서 서로 서로 아낌없이 이해하고 사랑하며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다문화란 한국문화안에 외국문화가 포함되는 것이 아닌 각기 다른 문화가 서로 만나 문화가 확장되고 새로운 가치가 창출되는 것을 의미한다는 생각을 갖고 많은 다문화가정이 행복하게 살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편지쓰기 우수상을 수상한 응엔티센 씨가 위암에 걸린 시어머니의 회복을 빌며 눈물을 흘리자 행사장이 숙연해지며 모습은 달라도 하나의 사람으로서 갖고 있는 가족과 생활인으로서의 애환은 다 같은 것이라는 이해의 장이 되기도 했다.


한편 결혼이주여성들은 이날 마련된 다양한 레크레이션을 즐기며 그동안의 어려움과 시름을 잊고 새로운 희망을 갖는 활력소를 얻었으며 12명 참가한 노래자랑에서는 남편, 시어머니와 함께 참여해 가족의 정을 재확인하며 즐거운 시간을 갖기도 했다.

노래자랑 심사를 맡았던 양명근 보은군새마을지회장은 "이번 다문화가족 축제가 어린 나이에 남편이 죽고 시어머니와 단둘이 살아가고 있다는 사연, 어머니가 좋아하는 노래를 불러보고 싶다는 소망, 자신을 딸같이 사랑하는 시어머니와 함께 춤추고 노래하고 싶어 참가했다는 사연 등이 어울러졌던 노래자랑속에서 '틀림'과 '다름'의 차이를 이해하고 다양성에 대한 이해의 폭을 다시 생각하며 우리 모두가 하나의 모습이라는 것을 배우고 서로 다름에서 벗어나 행복과 사랑을 나누는 소중한 자리가 됐다"고 말했다.

보은 / 정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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