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에게 '나눔은 습관' 가르쳤으면

2010.07.21 18:51:56

한전복

어린이재단 초록우산 충북지역본부장

 
최근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스승과 제자간의 폭행관련 소식을 자주 접하면서 너무 마음이 아파 아이들과 스승과 제자간의 아름다운 사랑에 대해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지난 6월 2일 지방선거를 통해 교육계에서는 교육 예산확보, 학생인권보호, 폭력근절, 교육격차 해소 등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였지만 정작 중요한 아이들의 인성교육, 그리고 나눔문화 정착과 직결된 사회복지분야에 대한 언급이 부족하여 사회복지인의 한 사람으로서 다소 아쉬움감이 있어 늦게나마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될 수 있는 제안을 해보고자 한다.
 
최근 한 방송매체에서는 통계청 자료를 인용하여 전국 7만여명 청소년들의 고민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위-공부, 2위-직업, 3위-외모 순이었고 한다. 1위인 공부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학생으로서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부동의 1위임은 말할 것도 없지만, 2위인 직업은 IMF를 거치며 어려서부터 부모들이 자식들에게 돈돈돈을 부르짖으며 안정적이고 오래갈 수 있는 직업을 택해야 한다는 소리를 듣고 자라서 무의식속에 내재될 수도 있다. 또한 3위를 차지한 외모의 경우에는 최근 외모지상주의를 아무런 여과없이 표출하는 방송매체와 개성과 자아정체성 보다는 보이는 것만이 경쟁력이 되어버린 안타까운 사회현실에 기인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며 학생시절을 마냥 뛰어놀아도 좋을 시기라고 하지만 요즘 우리사회는 주위의 남을 돌아볼 틈도 주지 않는 사회가 되어버렸고 사회에서 도태되지 않고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존본능만을 가르치는 것 같아 씁쓸한 감이 없지 않다.
 
1995년, 교육개혁안을 시작으로 청소년들의 자원봉사학습이 의무화되고 기업들이 신입사원 채용에 자원봉사활동 점수를 가산점으로 부여하게 되면서 자원봉사, 사회공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높아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런 높은 관심만큼 퇴색되거나 변질되어 버린 점도 없지 않다. 아직도 방학이 끝나갈 무렵이면 학교에 제출해야 될 서류가 필요하다며 무작정 봉사를 시켜달라고 떼쓰는 학생들도 있고. 자녀가 특목고나 일류대학에 진학하려면 봉사시간이 필요한데 가짜로 봉사확인서를 끊어줄 수 없느냐는 일부 몰상식한 학부모의 청탁도 여전하다.
 
얼마전부터 어린이재단(초록우산)에서는 우리의 아이들에게 자신의 것을 나눌 줄 아는 습관을 가르치면서 주변의 어려운 아동들을 지원하기 위한 '자녀의 이름으로 기부하세요' 캠페인을 진행한 적이 있다. 아이들은 나누고 싶어도 방법도 잘모르고 해서 부모가 먼저 자녀의 이름으로 나눔을 신청하고 아이들이 동의하면 자신의 용돈에서 일부를 불우한 아이들에게 나누는 형식이다.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참 칭찬하고픈 사연도 많다. 닌텐도게임기를 사기위해 3년째 저축을 하고 있는 자매는 결식아동에 대한 방송을 보고 20만원이나 저축된 통장을 가져오기도 했고,
 
아이티 대지진 때 돼지저금통을 아낌없이 가져온 어린 천사들도 많다.
 
경쟁과 스펙만이 주류가 되어버린 우리의 교육현실에서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아이들에게 용돈의 일부를 나눌 줄 알고, 봉사확인서가 필요해서가 아니라 나눔의 즐거움으로 봉사하는 그런 아이들을 바란다면 지나친 욕심일까· 우리가 모두가 노력하여 미래를 지향하는 실천적 교육현장을 만들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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