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범죄 정답은 뭘까

전임 추진 상담실 현판도 사라져
청주 흥덕서 직원들 '어찌하리오'

2010.07.27 21:20:14

청소년범죄를 대처하는 청주흥덕경찰서 전·현직 서장의 입장차가 확연히 달라 직원들이 혼선을 겪고 있다.

홍동표 전 서장은 청소년 범죄에 대해 '애정어린 상담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던 반면, 김택준 현 서장은 '강력한 처벌만이 청소년 범죄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홍 전 서장은 "비행청소년에 대해 처벌보다는 사회의 따뜻한 시선이 필요하다"는 소신을 밝히며 도내 청소년단체가 참여하는 '충북청소년선도단체협의회'(이하 협의회)를 발족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또 경찰서장실 앞에 있던 빈 사무실에 '충북 청소년문제 상담실'이라는 현판을 걸고 협의회와 협력해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을 대상으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3시간동안 상담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그러나 이 현판은 이달 초 김 서장이 취임하면서 사라졌다. 상담은 이제 진술녹화실에서 일주일에 2~3차례 이뤄지고 있다.

김 서장이 말하는 청소년 범죄의 해법은 '강력한 처벌'이다. '솜방망이'처벌이 또 다른 범죄를 낳는다고 믿기 때문이다.

김 서장의 이런 의지는 영장신청에서 나타났다. 지난 26일 흥덕서는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 일대에서 34차례에 금품을 훔친 청소년 9명을 붙잡았다. 김 서장은 이날 오전회의에서 이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 의지를 밝혔다. 흥덕서는 9명 중 4명에 대해 특가법상 절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주범 1명에 대해서만 영장이 발부되고 나머지는 기각됐다. 이에 대해 김 서장은 "모두 구속돼야 하는데…"라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 서장은 "범죄를 저지르는 청소년들은 경찰서에 와도 뉘우치기보다는 빠져나갈 궁리만 한다"며 "강력한 처벌로 자신들이 큰 잘못을 저질렀다는 것을 알게 해야 더 큰 범죄를 막을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판연히 다른 두 서장의 인식에 대해 흥덕서 직원들은 저마다 다른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 직원은 "김 서장이 부임한 뒤 청소년 상담실 운영이 점차 흐지부지 되고 있다"며 "좋은 시도가 이렇게 끝나버리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또 다른 직원은 "전에는 홍 서장의 주문에 따라 청소년 범죄 문제에 매달리느라 본연의 업무에 지장을 줄 정도였다"며 "김 서장이 가지고 있는 '일벌백계'의 정신이 청소년 범죄해결에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 강현창기자 anboy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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