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켓다방' 왜 사라지지 않을까

성매매 증거 안남겨 단속 교묘히 피해
대부분 현찰거래…업주 발뺌하면 그만
경찰 '혀장잡는 것' 외엔 뾰족수 없어

2010.10.13 19:01:48

출장 성매매의 원조격인 티켓다방 영업이 여전히 주택가 골목골목을 파고들고 있다.

티켓다방은 다른 성매매 업소와 달리 성을 사고팔았다는 증거가 남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 경찰 단속을 교묘히 피하고 있다.

청주상당경찰서는 13일 다방에 차를 마시러 온 남성들에게 성매매를 알선한 다방업주 A(여·58·청주시 상당구 남주동)씨와 여성종업원 B(여·45)씨를 성매매알선등행위의처벌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다방을 방문한 손님에게 5만원의 화대를 받고 인근 여관에서 성매매를 한 혐의다.

경찰은 "이들이 자백을 안하고 범행을 계속 부인했다면 다른 증거가 없어 꼼짝없이 풀어줘야 했을 것"이라며 "티켓다방 성매매는 증거가 거의 남지 않아 혐의 입증이 다른 성매매업소보다 훨씬 어렵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왜 증거가 남지 않는 것일까.

성매매 업소 단속을 위해 필요한 증거는 업소의 카드사용 기록, 종업원의 휴대폰에 남아있는 남성들의 전화번호, 인터넷의 예약기록 등이다.

그런데 티켓다방에서는 이 모든 것이 필요없다. 대부분의 손님들이 모텔 유선전화를 사용해 다방에 전화를 걸어 티켓을 끊거나 현장에서 종업원과 성매매를 거래하기 때문니다. 또 대부분 '현찰거래'를 원칙으로 해 카드사용내역도 확인되지 않는다.

현행법 상 다방에서 커피를 배달하는 것 자체도 미성년자만 아니라면 합법적이다. 결국 종업원이 알아서 자백하지 않는 한 성매매는 드러나지 않는 셈이다. 설사 성매매를 했더라도 "서로가 좋아서 한 일"이라고 하면 경찰도 별다른 도리가 없다. 업주도 "배달을 나간 종업원이 뭘 하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말하면 그만이다.

현재 청주지역에는 61개 다방이 배달 영업 중이다. 이중 상당수가 티켓영업을 하고 있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그러나 실제 단속건수는 미미한 수준이다.

청주지역 경찰이 지난 1년간 적발한 티켓다방 성매매는 이번 사건과 지난 8월4일 증평 모 모텔에서 티켓영업을 하던 다방 여종업원 C(여·45)씨와 성매수남 D(58)씨를 입건한 것이 전부다.

그마저도 증평 티켓다방의 경우 C씨와 D씨가 청주지역에서 쌍방폭행으로 입건된 뒤 두 사람의 관계를 경찰이 추궁, 자백받은 것으로 티켓다방에 대한 직접적인 단속은 아니었다.

경찰 관계자는 "거의 사라졌다고 생각했던 티켓다방 성매매가 아직까지 남아있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티켓다방 성매매는 증거확보가 어려운 만큼 시민의 제보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 강현창기자 anboy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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