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자 없는 병원' 시범운영 청주의료원 들여다 보니…

간병인 1명 환자 최대 7명 돌봐
파견업체와 계약…월급 95만원
"업무 과부하로 서비스질 저하 우려" 불만

2010.10.17 20:01:05

이시종 충북도지사의 선거공약 중 하나인 '보호자 없는 병원' 사업이 오히려 간병서비스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시범사업 중인 병원에서 "업무환경이 크게 나빠져 더 이상 일을 더 이상 하고 싶지 않다"는 간병인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보호자 없는 병원'은 입원환자가 간병인을 고용하는 대신 병원에서 간병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의료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고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지난 5월부터 올 12월까지 8개월 동안 전국 10개 병원에서 시범사업이 진행 중이다. 충북에서는 청주의료원이 유일한 시범병원으로 지정됐다.

간병비는 각 시범병원이 자율적으로 책정하며 청주의료원은 1인당 1일 3만원의 간병비를 책정했다. 그동안 입원환자가 하루 6만원의 간병비를 부담하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이 사업이 간병비를 낮출 수 있는 것는 그동안 1:1로 운영되던 개인간병서비스가 간병인 한 명 당 최대 7명을 돌보는 공동간병 공동간병서비스로 바뀌기 때문이다.

시범사업 기간 중 간병비는 일반 건강보험 환자의 경우 전액 본인 부담이며 건강보험 지원 환자와 의료급여수급권자는 50%만 본인부담하면 된다.

그러나 시범사업이 진행 중인 청주의료원 내부에서 사업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새어나오고 있다. 환자에게 많은 혜택이 돌아가는 것는 달리 간병인들의 업무환경이 크게 나빠졌다는 것이다.

시범사업을 통해 그동안 일당 6만원의 보수를 받던 간병인들은 병원이나 병원에서 지정한 간병인파견업체를 통해 월급개념으로 보수를 받게 된다. 청주의료원의 경우 서울의 한 간병인파견업체와 계약을 맺었다.

간병인들에 따르면 시범사업 기간 중 간병인 1인에게 책정된 월급은 139만원이다. 그러나 이 중 37만원을 파견업체에 소개비조로 넘기면 102만원이 남는다. 간병인배상책임보험으로 다시 7만원이 공제돼 결국 한달에 95만원의 월급을 받게 된다.

기존 간병인들은 일당 6만원씩 받아 한달이면 100만~180만원을 벌 수 있었다. 최대 절반수준으로 떨어지게 되는 셈이다.

업무 과부하도 문제다. 업무 특정 상 24시간 동안 환자 1명에게 집중해야 함에도 이 제도 도입으로 한 번에 5명~7명의 환자를 돌보게 된다. 자칫 간병 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게 간병인들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 한 의료 관계자는 "파견업체를 통해 간병인을 고용하면 중간에 불필요한 소개비가 지출, 간병인의 업무환경은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며 "병원에서 그동안 일해 온 간병인을 직접 고용하는 것이 간병인과 환자를 만족시키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 강현창기자 anboy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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