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군 부부공무원이 사는 법

선의의 경쟁하는 거울… 일처리 '꼼꼼'
취미는 함께 집안일은 때론 '옥신각신'

2010.11.17 19:01:24

편집자 주

안정적인 직장 1순위로 공무원이 꼽히며 최근 배우자로 공무원을 원하는 시대분위기를 타고 부부공무원들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 2003년과 4년 신규 공무원이 충원되며 여풍이 거세게 분 것도 부부공무원 탄생에 일조했다. 청원군 부부공무원들의 알콩달콩 살아가는 이야기를 통해 부부공무원들의 모습을 들여다봤다.

청원군청 부부공무원 김중일-권미란씨 부부.

청원군청 부부공무원인 김중일(34·행정과)씨와 권미란(30·재무과)씨는 부부공무원의 장점으로 신분이 안정적인데다 어려움을 함께 나눌 수 있고 서로에게 힘이 되어 줄 수 있다는 점을 꼽는다.

지난해 3월 28일 백년가약을 맺어 아직 신혼의 달콤함을 즐기고 있는 이 부부는 지난 2007년 군청 내 한 선배공무원이 인연을 맺어준 경우로 소개 이후 우연찮게 같은 사회복지업무를 맡게 되면서 행사와 교육 등으로 자주 마주치다보니 사랑을 싹틔우게 됐다.

김씨는 "아내가 공무원 2년 선배이다 보니 아무래도 서로 잘 알아서 이해 잘해주는 것이 가장 힘이 된다"며 "예를 들어 술자리를 갖고 늦게 들어오게 되면 이해 못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잘 알다보니 서로 이해해주고 그런 점이 좋다"고 말했다.

권씨는 "뭐니뭐니해도 출퇴근을 같이 할 수 있어 가장 큰 장점"이라며 "특히 자아실현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되고 어려운 점은 물어 볼 수 있는데다 육아부분 등의 여건은 무시하시 못하는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승진부분에서는 아무래도 서로 선의의 경쟁자가 되지 않겠느냐고 서로 웃는다. 김씨는 "이것이 장점이자 단점이 아니겠느냐"며 "또 너무 잘 알다보니 생기는 에피소드로 현재 권씨가 경리계를 맡고 있어 김씨의 지갑은 그야말로 유리알 중에 유리알이라 비자금조성은 꿈도 꾸지 못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주변 친구들의 부러운 시선도 한 몸에 받고 있다는 이 부부는 "다만 공무원들은 쉽게쉽게 일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아직까지 있어 한편으로는 서운하기도 하다"고 토로했다.

신혼의 단꿈에 젖어있는 이들에게도 어려운 점은 있다. 서로가 서로의 거울인 만큼 단점 아닌 단점이라면 서로에게 누가 될 수 있어 맡은 일은 한 번 더 꼼꼼히 체크하게 된다고.

특히 집에서 가사일 때문에 옥신각신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단다. 신세대 부부인만큼 가사 일을 분담하고 있지만 일을 마치고 퇴근했을 때 전업주부가 부럽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웃는다.

김종숙-유재청씨 부부.

이에 대해 청원군청의 부부공무원 1세대인 유재청 도시과장(57)과 보건소 김종숙 방문보건담당(55) 부부는 서로에 대한 배려와 취미를 공유할 것을 권한다.

올해로 벌써 결혼 29주년을 맞아 공무원 중에서도 터줏대감이나 다름없는 이들 부부는 "지금 젊은 직원들의 사내결혼을 상당히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적극 추천하고 싶다"며 "지금은 여건과 환경이 많이 좋아졌지만 여전한 숙제인 출산과 육아문제에 대해 남편의 많은 배려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벌써 20여 년 째 탁구와 볼링 등의 스포츠를 함께 하고 있다는 유 과장은 "남자는 직장생활이 다라면 여자는 1인 4역을 하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가정 일을 분담해주려는 노력을 해야 하고 가장 좋은 방법은 취미를 같이 공유하는 것"이라며 "우리 때는 부부공무원이 드물고 분위기도 지금과 달라 쉬쉬하던 때였지만 직장생활에 대한 서로간의 이해가 빠르고 서로 다독거려 줄 수 있는 시간을 보내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우리 부부의 모습을 보고 자란 자녀들이 장래희망이 공무원이라고 말할 정도여서 뿌듯하기도 했다"며 "다만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아이들에게 소홀해 질 수 밖에 없는 여건은 가장 어려운 부분 중에 하나였다"고 아쉬워했다.

특히 주변에서 부부간 후광을 받고 있는 것 아니냐는 눈길로 바라보고 연결 지어 말할 때는 오히려 마이너스가 돼 속상할 때도 있었지만 부부공무원으로서의 장점은 다 설명할 수 없다며 적극 추천했다.

/ 인진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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