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영 원장이 베트남 여성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송기영 원장이 '응위엔 티탐' 할머니를 진료하고 있다.
개안수술을 성공적으로 끝낸 송기영 원장이 간호사 박천범씨(맨 왼쪽),81세의 '응위엔 티탐' 할머니 환자,환자 가족(맨 오른쪽)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LS전선 하이퐁지사 팜숸팟 총무팀장(오른쪽)이 베트남의 한 초등학교 교사에게 컴퓨터를 전달하고 있다.
최규택 팀장이 하이퐁 변두리 지역 3개 고교(원득갱·켄튜·두이흥)를 방문, 회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월남참전 아버지·장인 영향…끝없이 '사랑의 인술' 펼쳐
충주시 밝은의원 안과 송기영 원장은 스스로를 "베트남과 사람에 빠진 의사"라고 표현한다. 2007년 10월 처음 베트남 진료봉사를 온 뒤부터 '베트남광(狂)'이 됐다고 했다. 곱상한 외모에 실제 나이보다 대여섯 살 정도 어려 보이는 그는 이번 여행에서도 대부분의 베트남 음식을 남김 없이 먹어치워 베트남인들에게 '한류스타' 못지 않은 인기를 끌었다. 한국에서는 소주도 거의 입에 대지 않던 그는 베트남인 의사들이 건네 주는 폭탄주도 여러 잔 비웠다.
"2007년 첫 방문 당시 수술을 하지 못한 환자가 수십 명이나 돼요. 그래서 매년 한 차례 이상 베트남 봉사를 오려고 했는 데…뜻대로 되지 않아 정말 죄송해요. "
혼자서 진료하는 바쁜 시간을 쪼개 베트남 방문을 하려고 했지만 2008년에는 우리나라의 금융위기 때문에,지난해에는 신종플루가 만연해 결국 여행을 포기했다고 한다.
부산 출신으로 한림대 의대를 졸업한 그는 서울 강남성심병원 레지던트와 전문의 과정을 거쳐
2003년 내과전문의인 아내와 함께 '아무 연고가 없는' 충주에서 개업,현재에 이른다. 그가 베트남에 관심을 갖게 된 데는 아버지와 장인의 영향이 크다. 아버지 송장용씨(90년 작고)는 2차 베트남전이 거의 막바지에 달했던 74년 당시 후방지원 부대로 꽝응아이성 근처에 주둔하던 백마부대에서 내과 군의관으로 근무했다고 한다. 또 장인은 중령 계급장을 달고 전투요원으로 베트남전에 참전했다는 것이다.
그는 베트남 농민신문사 주관으로 한국을 방문한 라이따이한(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인 병사와 현지 베트남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2세)들의 안과 진료 봉사도 했다.
송 원장은 "우리나라는 일본에 대해 위안부 문제를 중요하게 다루면서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군이 양민들을 학살한 사실이나,라이따이한이란 존재에 대해 애써 부정하려는 태도는 잘못"이라며 "그 동안 환자들을 열심히 진료해 주니 베트남 사람들이 (한국인인 나를 )용서해 주더라"고 했다. 그는 내년에는 자신의 병원에 전문의를 한 명 채용,베트남 봉사활동을 확대할 방침이다.
베트남 최대규모 전선회사…꾸준히 사회공헌활동 전개
이번 베트남 봉사활동에서 한국어-베트남어 통역을 한 사람은 LS전선 하이퐁지사 팜숸팟 총무팀장이다. 금속공학을 전공한 과학교사 출신인 그는 지난 1967~73년 북한 김책공대 유학을 다녀온 엘리트이기도 하다.
96년 설립된 하이퐁공장(지사)은 현재 베트남에서 가장 규모가 큰 전선 판매회사다. 전체 직원 500여명 중 한국인 직원은 4명이고 나머지는 모두 베트남인이다.
부임 3년차인 김기수 하이퐁지사 영업팀장은 "우리 회사는 베트남에서 3번째 큰 도시(인구 300만명)인 하이퐁시에서 '하이퐁시멘트'에 이어 두 번째로 세금을 많이 내는 기업"이라고 자랑했다. 지난해 회사 영업이익 1천만달러(약 115억원) 중 30%인 300만달러(약 35억원)를 세금으로 냈다고 한다.
이 회사는 하이퐁 시내 기업 중 유일하게 지난 7월 'ISO 14001(국제표준화기구가 제정한 환경경영체제에 관한 국제표준인 'ISO 14000 시리즈' 중 하나)' 인증을 획득,하이퐁시로부터 베트남 화폐 기준 1천만동(약 58만원)을 격려금으로 받기도 했다.
LS전선 하이퐁지사는 그 동안 베트남전 고엽제 피해자나 농어촌 빈민,수재민 등을 대상으로 꾸준히 사회공헌 활동을 해 왔다. 회사의 지난해 사회공헌 활동비가 1만 달러(약 1천152만원)에 달한다는 게 김기수 팀장의 설명이다. 김 팀장은 "베트남 국민들 사이에는 한국인에 대해 '친한' 및 '반한' 감정이 공존하는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기업을 배경으로 한 사회공헌 활동을 꾸준히 하니 반한 감정이 많이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