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경찰의 전설이 된 이세민 경무관 인터뷰

"충북도민·경찰고나들에 희망 전해 영광"

2011.01.02 21:10:44

충북경찰청 소속 최초로 경찰의 '별'인 경무관이 탄생했다.

괴산출신의 충북 토박이 이세민(50) 경찰청 수사심의관이 그 주인공이다.

그의 승진은 우연도, 경찰대 1기란 배경도 아닌 오직 일로써 이뤄낸 성과였다.

그는 모교인 경찰대의 수사 교수로 재직하던 지난 94년에는 사례위주의 강의로 4학년 학생(경찰대 11기)들에게 최고의 선배 교수로 평가받기도 했다.

그러나 주로 충북에서 근무했고, 지역에서의 뒷받침도 한계가 있었다.

오히려 어려웠고, 일각에서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런 열악한 배경에서 그는 부하직원의 '특진제조기', 원칙주의자'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오직 일로써 승부했다.

주로 일선 경찰서에서 근무했고, 수사와 정보, 경비, 감사 등 전 분야를 두루 거쳤다.

결국 승진 마지막 기회에 마침내 '충북의 자존심'으로 우뚝 섰다.

올해 초 학군장교로 임관(49기)할 예정인 그의 장남 상윤(23ㆍ충북대 4년)씨도 제대 후 경찰공무원에 투신할 예정으로 부자간 대를 잇는 경찰가족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구랍 24일 서울 서대문구 의주로 경찰청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자신감에 넘쳐 있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충북경찰청 소속 최초로 경찰의 '별'인 경무관으로 승진했다. 소감은.

△2003년 이후 전국에서 8명의 지방 경무관이 배출됐지만 충북에서는 전례가 없었다.

하지만 저는 충북의 자존심과 희망이라는 생각을 갖고 철저한 자기 관리와 업무성과를 달성하며 경무관 승진의 꿈을 키워왔다.

사실 충북도민들은 중앙정치무대에서 늘 홀대받는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제가 승진함으로써 충북도민들에게 희망과 후배들에게 꿈을 심어준 사례가 돼 기쁘다.

한편으로는 승진에 대한 과분함으로 어깨가 무거운 것을 실감한다.

-경찰공무원이 되겠다고 결심한 시기와 계기(배경)가 궁금하다.

△말단 공무원인 부친이 어려운 가정형편에 5남매를 대학까지 보내기 위해 고향의 전답을 팔았다.

부모님을 위해 전액 무상으로 교육을 받는 경찰대를 도전하게 됐다.

어려서부터 경찰 공무원인 친척들을 보면서 경찰상에 대한 친근감도 있었다.

당시 224대1의 경쟁률을 뚫고 경찰대 1기로 입학했다.

-경찰공무원으로서 소신과 좌우명은.

△소신은 어려울수록 원칙대로 한다는 것이다.

(그는 평소 '원칙'을 판단기준으로 근무하면서 원칙주의자란 별명을 얻기도 했다)

특히 직원들이 일 한만큼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해주려 노력했다.

(그의 또 다른 별명은 청주흥덕서장 재직 시 붙여진 '특진제조기'다. 살인, 강도, 절도범 최다 검거로 경찰관 14명을 경장에서 경위로 특진시킨 일화는 전례가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 근무처마다 부하사랑이 남다르다는 평가다.)

좌우명은 '나에게 철저하고 남에게는 관대하라'로 정해 항상 실천하고 있다.

남이 꺼리는 일을 직접 나서 솔선수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청주 상당ㆍ흥덕서장, 충주서장 등 주로 치안 최 일선에서 근무했다.

일선 경찰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무엇이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어떤 활동을 했는지 궁금하다.

△적은 인원과 장비, 열악한 근무조건, 봉급과 수당 부족 등의 애로사항으로 경찰공무원의 사기가 저하되는 경우가 많다.

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신상필벌 확대, 솔선수범, 선공후사(先公後私)의 공직철학을 실천했다.

선공후사의 경우 혈연, 학연, 지연 등에 의해 판단하지 않고 늘 공정하게 업무우선으로 판단했다.

동시에 일과 업무로 맺어진 인연을 소중히 이어왔다.

-지난 80년 경찰대(1기) 입학 후 30여년 가까이 한 길을 걸어왔다.

그동안 가장 보람됐던 일과 가장 힘들었던 일을 한 가지씩 소개 부탁한다.


△지난 2004-2005년 흥덕서장 재직 시가 가장 힘들었다.

전임 서장 문제로 경찰서 직원들의 사기는 땅에 떨어졌고, 주민들의 신뢰는 엉망이었으며 관내에서 불법 폭력시위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마음고생이 많았다.

하지만 그런 어려움을 딛고 불법 폭력시위는 법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하고 오직 일로써 승후해 난파선 같은 경찰서를 바로 세우고 직원들을 14명이나 특진시켰을 때 보람이 컸다.

(당시 전국 우수 경찰서에 선정돼 경찰서장 워크숍 시 최기문 청장이 참석한 가운데 충북대표로 사례를 발표하기도 했다.)

충주서장 재직 시에는 경찰서 기강확립과 사회기강 확립으로 조직을 활력 있게 만들고, 충주 지역사회가 안정되는 것을 확인했을 때 힘도 들었지만 보람도 있었다.

특히 25년 된 노후 경찰서를 리모델링 하고 지구대와 파출소를 신축해 '경찰서가 10년은 젊어졌다'는 소리를 들은 것도 보람이다.

-평소 애향심과 후배사랑이 남다른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고향주민들과 후배 경찰공무원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당초 불가능할 것이란 주변의 충고에도 저는 경무관 승진에 포기하지 않고 총경 9년 만에 결과를 얻었다.

당시 지인들은 "충북과 같이 도세가 약한 지역에서 경무관이 어떻게 배출될 수 있느냐"며 "승진은 아예 꿈도 꾸지 마라"고 했다.

하지만 제가 충북 경찰 창설 이래 처음으로 해냈다.

저의 각고의 노력도 있었지만 위대한 155만 도민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과 각 기관, 단체장 정치인들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승진했다.

특히 동고동락했던 4천여 충북경찰 동료들의 염원이 승진의 요인이라 생각한다.

(충북의 경찰 후배들은 그에게 '충북의 자존심, 희망', '충북경찰의 전설'이라는 수식어를 붙어 주었다.)

제가 패배감에 젖어있던 충북도민들과 경찰관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고, 자존심을 회복시켜 주었다고 생각한다면 더 큰 영광이 없겠다.

제가 이제 길을 열었으니 입직 경로를 떠나 후배 경찰관들이 꿈을 갖고 도전해 뜻을 이루길 바란다.

-향후 계획과 포부는.

△통상 경무관은 중앙근무처에서 승진해 지방근무지로 발령받는데 저는 정반대로 지방에서 승진해 경찰청에서 근무하고 있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제가 속한 수사심의부서는 수사구조개혁과 수사권 독립 등을 다룬다.

많이 연구해서 신중하게 접근하겠다.

예산확보에도 주력, 전국 13만 경찰 중 2만명에 달하는 수사경찰의 사기진작을 위해 수사비가 증액되도록 노력하겠다.

형사들이 수사비로 고민하지 않도록 하겠다.

한편으로는 충북에서 봉사할 기회도 꿈꾼다.

서울/ 김홍민기자

이세민 경무관은…

-61년 괴산출생.

-청주남중, 청주고(53회), 경찰대(1기, 행정학과), 충북대 행정대학원(행정학 석사) 졸.

-청주 상당, 흥덕, 충주서장.

-정부대전청사경비대장

-충북경찰청 정보, 수사, 경비과장, 감사담당관.

-대통령 근정포장(1999년), 대통령 녹조근정훈장(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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