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의사 인턴제 폐지' 찬반 엇갈려

"잡무 업애고 전문지식 키워야" vs "중소병원 전공의 인력난 심화"

2011.01.06 20:46:24

오는 2014년 폐지되는 의사 인턴제도를 놓고 의료계의 찬반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폐지 반대 측은 "일부 병원의 인력난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는 반면, 폐지 찬성 측은 "비합리적인 제도가 폐지되는 것"이라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연구용역을 진행한 대한의학회는 최근 전문의제도 개선방안 최종 보고서를 보건복지부에 제출했다.

보건부는 이 보고서에 따라 오는 2014년부터 인턴·레지던트 과정을 통합해 5년과정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현재는 인턴 1년 동안 필수 진료과목인 내과와 외과·산부인과·소아과 등에서 순회교육을 받은 뒤 전공을 선택, 4년간의 레지던트 과정을 거쳐 전문의 자격이 부여된다.

대한의학회 관계자는 "1970년대 초반에 도입됐던 전문의 취득과정이 40여년만에 수술대에 올랐다"며 "의료인력 환경이 많이 달라져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던 점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전공의와 대학병원 등 의료계 안팎의 찬반의견이 팽팽하다.

특히 전공의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방 중소병원은 향후 인턴까지 폐지된다면 더욱 심각한 인력난을 겪게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내고 있다.

현재 충북대병원은 흉부외과 병원에서 수련 중인 전공의가 한 명도 없으며 외과는 3·4년차 전공의만 각각 2명씩, 방사선종양과는 2년차 전공의만 1명이 있는 등 비인기 학과의 전공의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충북대병원 관계자는 "새로운 제도가 도입되면 흉부외과와 외과, 산부인과, 비뇨기과 등 비인기 학과는 기존 전공의가 하던 일을 담당할 인력을 확보할 수 없을 것"이라며 "또 여러 진료과를 경험할 수 있는 인턴제를 없앤다면 자기 분야만 비좁게 알고 있는 의사만을 양산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기존 인턴제도는 교육적 측면보다는 잡무에 많이 동원됐다"며 인턴제 폐지를 찬성하는 입장도 많다.

청주의 모 병원 원장은 "인턴제는 간호인력이 부족하던 시절에 생긴 제도"라며 "20여 년 전 인턴시절 한 일이라고는 체온측정과 채혈, 소변줄 교환 등 현재 간호인력으로 충분히 할 수 있는 잡무뿐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의대졸업 후 바로 전공을 정해 레지던트 과정을 밟는 게 의사들의 전문적인 지식을 키우는 데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 강현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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