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관광 기득권' 또 빼앗겼다

경북 영주에 토종여우 전시관 건립 추진
제 2의 황새 사태 '충북=생명땅' 무색
충남 예산에서는 벌써 '황새쌀' 생산

2011.06.01 20:20:01

토종여우가 충북 단양, 경북 영주 등 소백산국립공원 양쪽 사면을 넘나들겠지만, 그 배타적 기득권은 경북 영주시가 가져가게 됐다.

이에따라 충북은 교원대 황새에 이어 생태관광과 관련한 중요한 기득권을 또 다시 다른 지역에 빼앗겼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대공원 토종여우 모습으로, 오는 2020년까지 10년 동안 단양, 영주 등 소백산에서 순차적으로 복원될 예정이다. 그러나 토종여우 생태학습장과 홍보전시관은 경북 영주에 들어서는 것으로 밝혀졌다.

1일 국립공원관리공단과 경북 영주시는 토종여우(사진) 복원과 관련한 업무 협약을 공식적으로 체결했다.

이에따라 서울대공원으로부터 기증받은 토종여우(정식명칭 붉은여우·Red fox) 암수 1쌍은 경북 영주시 순흥면 1만㎡ 시유지에서 야생 적응훈련을 거친 후 올 가을쯤 산림 속으로 시험 방사될 계획이다.

앞서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며칠전 보도자료에서 '소백산국립공원이 토종여우 복원지역으로 선정됐다'고 언급했을뿐, 이날 업무협약 내용과 구체적인 시험방사 지역은 공개하지 않았었다.

관리공단측은 이에 대해 "토종여우는 행동권(대략 12㎢)이 비교적 넓기 때문에 소백산 서쪽(충북 단양)과 동쪽(경북 영주) 사면을 넘나들며 생활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계획대로라면 오는 2015년까지 10개체 20쌍, 2020년까지 25쌍 50개체가 복원된다"며 "따라서 첫 시험 방사지역이 어디인가는 그리 중요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영주시는 시유지를 시험방사 공간으로 제공한데 이어, 여우 생태학습장과 홍보전시관 건립을 병행 추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이같은 진행대로라면 전통여우에 대한 생태관광 기득권은 경북 영주시가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지역 한 생태 전문가는 이같은 소식에 대해 "생명과 태양의 땅을 외치면서 우리 지역은 무엇을 했는지 모르겠다"며 "최근 생태관광이 붐을 이루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결코 적지 않은 손실"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교원대 황새 복원이 시작된 충남 예산군 광시면에서는 지난해 벌써 '황새쌀'이 생산됐다"며 "생산양은 많지 않았지만 무농약 '생태쌀'로 이미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관리공단측은 이날 협약식의 의미로, "지리산 반달가슴곰, 설악산 산양, 소백산 여우복원사업 등은 단순한 멸종위기종 복원이 아니라 백두대간 생태축 복원의 의미를 갖는다"고 밝혔다.

/ 조혁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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