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령왕릉 지석 해석논란' 마침표 찍나

'安?登冠大墓' 지금까지 계속 논쟁중
장수남 박사 한 문장아닌 3토막 해석
무령왕릉 위치성과도 일치 주목받아

2011.06.06 18:56:36

무령왕릉 지석 탁본이다. 우측 5번째 줄 9번 글자(安)부터 마지막 줄 4번 글자(墓)까지가 논쟁을 빚고 있는 부분이다.

무령왕릉 지석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등장, 그 동안의 논란에 종지부가 찍힐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번에 등장한 새로운 해석은 충남·북 교수들이 주도하는 학회에서 나왔고 또 고고학적인 해석도 곁들이고 있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2011 호서사학회(회장 최병수·충북대교수) 춘계 세미나가 지난 4일 오후 천안 나사렛대학에서 열렸다.

이날 세미나에는 윤진(충북대 사학과) 교수의 모두 발언에 이어 이현상(충남역사문화원), 장수남(대전대), 김동진(한국교원대), 송양섭(충남대), 도중만(목원대) 교수 등이 나서 준비해 온 논문을 발표했다.

이중 지면 관계상 일부를 소개하면, 장 박사의 '무령왕릉 출토 지석의 새로운 해석'이 대중성을 지니고 있어 참석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지난 1971년에 발견된 부여 송산리 무령왕릉 지석은 명문 내용이 상당부분 밝혀졌으나 '到乙巳年八月癸酉朔十二日甲申安조(언덕한부+昔)登冠大墓' 중 말미 '安조登冠大墓' 부분은 해석이 엇갈리면서 적지 않은 논쟁을 빚어왔다.

지석(誌石)은 죽은 사람의 인적 사항이나 무덤의 소재를 기록하여 묻은 판석을 말한다.

지금까지 말미 부분 해석과 관련해서는 이를 한 문장으로 해석, 대체로 '대묘에 올려 뫼신다' 또는 '대묘에 잘 모시었다' 정도로 해석돼 왔다.

장 박사는 그러나 이를 한 문장이 아닌, '安조', '登冠', '大墓'으로 나누는 방법으로 새로운 해석을 시도했다. 이때의 '조' 자는 '두다'라는 훈을 지니고 있다. 그 결과, 종전과는 다른 해석이 도출됐다.

송산리고분군 안내도 모습이다. 두번째 무덤군 중 무령왕릉(중앙 뒷편·7번)이 가장 크고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그 해석은 무령왕릉이 지닌 고고학적 위치성과도 관련이 있어, 매우 신선한 접근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장박사는 먼저 '안조'를 본장(本葬·공식 장례)이 아닌 가매장(殯葬·빈장)을 의미하는 것을 해석했다.

그는 그 근거로 한자사전이 '안조'를 '관을 임시로 보관하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는 점을 들었다.

그는 '登冠'(등관)은 '가장 높다'는 뜻을 지닌 것으로 봤다. 장 박사는 그 증거로 후한서 열전이 '登山'(관산)을 '冠山謂在山之上也'(관산위재산지상야)라고 풀이하는 점을 들었다.

풀이하면 '등산은 산의 높은 곳에 있는 것을 지칭한다' 정도로 해석되고 있다. 송산리 고분은 묘들이 2개의 군(群)을 이루고 있다. 무령왕릉은 아랫 묘군 중에서 가장 크고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그림 참조>

대묘(大墓)는 단순히 큰 무덤이 아닌, 미리 만들어 놓은 큰 무덤을 의미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그는 "왕릉 벽돌(塼)에는 '壬辰年作'이라는 명문이 찍혀 있다"며 "이때의 임진년은 512년으로 무령왕릉이 죽기 전"이라고 밝혔다. 즉 무령왕은 죽기 전에 미리 무덤을 만들어 놓은 셈이 되고 있다.

그는 결론으로 "명문 '安조登冠大墓'을 한 문장으로 보면 '대묘에 올려 뫼신다' 또는 '대묘에 잘 모시었다' 정도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명문 '安조登冠大墓'을 '安조'+'登冠'+'大墓'로 끊어서 해석하면 '빈례(殯禮·가매장)하였다. (그리고) 가장 높은 대묘에 모시었다'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는 이종민(충북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의 주도로 진행됐다. 그 동안의 논쟁에 종지부가 찍힐지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 조혁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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