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行都, 충남북에 도움 안돼"

한나라 당직자 오찬모임서 … 남상우 시장은 항의,도민“동생 이명박 전시장과 동조 이전 방해”반발

2007.04.26 01:07:06

이상득 국회 부의장(한나라당)이 “행정중심복합도시가 충남 연기군에 생겨봐야 충북과 충남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말해 충청권에 파문이 예상된다.

이 부의장은 지난 22일 청주의 모 일본음식점에서 한나라당 충북도당의 한대수 위원장, 오장세 충북도의회 의장, 남상우 청주시장, 정윤숙 도의회 산업경제위원장, 박환규 충북도당 부위원장 등 당직자 20여명과 점심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의장은 이날 대전 서구을의 한나라당 이재선 후보의 선거지원을 위해 가던 중 청주에 들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모임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 부의장은 “행정도시가 연기군에 와도 충남에 도움이 안 되고 특히 충북에는 전혀 시너지효과가 없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 근거로 이 부의장은 “경기도 과천이 관공서가 들어온 지 30년이 돼도 아직 인구가 7만5천명 밖에 되지 않는다”며 “행정도시 역시 주5일 근무에 따라 공무원들이 서울로 올라가 토·일요일에는 텅텅 빌 것이며, 인구도 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또 이 부의장은 “관공서만 들어오는 행정도시보다는 차라리 큰 기업 1개를 유치해서 인구를 늘리는 게 낫다”며 그 예로 경북 포항시와 경기도 파주시를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의장은 “이런 이유로 전에 이원종 지사에게 ‘행정도시가 충북에는 전혀 도움이 안 되니 충남의 행정도시 유치운동에 합세하지 마라. 대신 정부에 다른 것을 달라고 요구해라’라고 조언했었다”며 행정도시가 논란을 빚고 있을 때부터 이에 반대했음을 고백했다는 것이다.

이 부의장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남상우 시장이 “그렇게 말하지 말라. 행정도시는 충북 도민들에게도 큰 희망이고 염원이다”며 “앞으로 행정도시의 인구도 20만, 30만으로 증가할 것이며 청주 역시 행정도시와 함께 연계돼 큰 발전을 할 것이다”라고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부의장의 이 같은 행정도시 격하 및 반대 발언에 대해 지역 일각에서는 “이 부의장이 행정도시 이전에 반대해 온, 자신의 동생이자 대권 예비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 동조해 행정도시 이전을 방해하려는 의도를 표출한 것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어 파문이 예상된다.

지역의 한 인사는 “지난 1월 이명박 전 시장이 충남도당 신년하례회에서 ‘충청도표가 가는 곳이 이긴다고 하는 데 사실은 충청도 표가 이기는 곳만을 따라가서 그런 것 아닌가’라는 말을 해서 우리 자존심을 상하게 했었다”며 “불과 서너 달 만에 이번에는 그 친형이 우리가 크게 기대하고 있는 행정도시를 무시하거나 반대하는 것을 좌시할 수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이 부의장은 “충남은 관공서만 와 봐야 도움이 안 되고, 2천만평 예정부지에 여유도 있으니 관공서 뿐만 아니라 기업과 과학도시 등을 함께 유치해야 하며, 충북 역시 지금 상태로는 도움이 안 되니 다른 도움이 되는 것을 유치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의장은 또 “이명박 전 시장하고는 아무 관련이 없으며, 행정도시 이전을 반대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 박종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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