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 수리티재, 잦은 붕괴 왜?

"불연속선 방향성 무시하고 절토"
35개 위험사면에서 지금까지 50여회 사고
일대 황철석 다수분포 화학적 풍화도 한몫
임시방편 아닌 '계획 절토'가 가장 합리적

2011.07.06 20:39:00

6일 보은군 수한면 병원리 국도 25호선 동정저수지 인근 절개지 부근에서 낙석사고가 발생해 청주방면 일부 차로가 통제된 가운데 보은국도유지관리사무소 관계자들이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다.

ⓒ김태훈기자
보은 수리티재(정상 321m)에서 붕괴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것은 우기 외에 지질구조적인 특징을 무시하고 도로를 개설한 것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보은 수한면과 회북면 사이에 걸쳐 있는 수리티재에는 총 35개소의 위험 절토사면이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근본적인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6일 보은국도유지관리사무소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40분께 수리티재 구간인 동정저수지 부근 절개지에서 50㎥의 돌과 흙더미가 국도 25호선 위로 쏟아져내렸다.

이와 관련,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지반연구부는 '수리티재 일대 절토사면의 항구대책 마련을 위한 절토사면 붕괴특성 연구'라는 연구문을 통해 이미 수년 전 그 위험성을 지적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로 사면 붕괴의 유형으로, 위로부터 평면파괴, 쐐기파괴, 전도파괴 등의 모습이다. 수리티재에서는 낙석을 제외하고 평면파괴가 가장 많이 일어나고 있다.

연구문에 따르면 수리티재 남북사면 도로 구간에는 총 35개소의 위험 절토사면이 존재하고 있다.

그리고 이 위험 절토 사면에서는 도로 개설 후 조사 시점까지 쐐기파괴 10개소(전체 28%), 평면파괴 16개소(46%), 원호파괴 3개소(8%), 낙석 21개소(60%), 표층유실 8개소(23%) 등 총 58개소의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했다. <그림 참조>

열거한 파괴 유형은 글자 그대로 쐐기, 평면, 원(圓)의 형태로 사면이 붕괴되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이중 평면파괴가 전체의 46%나 되는 점을 주목했다.

연구문에 따르면 이는 수리티 일대의 지질구조적인 특징을 무시하고 도로를 개설한 것의 주요 증거가 되고 있다.

연구문은 "도로 절토는 불연속면의 방향성을 가장 의미있게 관찰하고 참고해야 한다"며 "그러나 수리티재의 당시 절토는 이를 무시하고 도로를 개설, 평면파괴 위험성이 매우 높아져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불연속면의 대체로 약한 암반을 통칭하고 있다. 수리티재 일대에 황철석(pyrito)이 다수 분포하는 점도 잦은 붕괴의 또 다른 원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문은 "황철석이 지표수(빗물)나 지하수와 만나면 산화반응이 일어나면서 이른바 화학적 풍화가 진행, 사면붕괴 가능성을 높힐 수 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수리티재의 풍화상태는 '보통풍화' 이상으로 절토사면의 불안전성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문은 결론으로 "임시방편이 아닌, 계획적인 절토사면 대책을 세우는 것이 가장 경제적이고 합리적인 절토사면 안정화 대책"이라고 밝혔다.

/ 조혁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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