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대학찰옥수수' 맛의 비결 알고보니

과피두께 얇아 씹는맛 최고…치아에 잘 안껴
단백질 함량 낮아 말랑말랑 느낌 오래 지속

2011.07.18 21:38:05

괴산 대학찰옥수수(공식명칭 연농1호)의 맛의 명성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경북대 작물과학원팀이 몇해전 '찰옥수수 교잡종의 식미관련 주요 특성' 연구문을 발표했다.

이 연구문은 괴산 대학찰옥수수만을 다룬 것은 아니지만, 그 내용을 읽어보면 '왜 괴산 찰옥수수가 명성을 얻고 있는가'를 객관적으로 알 수 있게 하고 있다.

연구팀은 찰옥1호, 찰옥2호, 흑점찰, 괴산대학찰옥수수(이하 대학찰옥수수), 찰옥4호, 수원 45호 등 국내 6개 옥수수 품종을 채집, 낟알의 외형적인 특성과 식미(맛) 등을 비교·분석했다. <표 참조>

연농1호

최봉호 교수가 충남대 재직 당시 고향 괴산 장연면에서 처음 실험을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최교수는 고향주민 땅을 빌려 5년 동안 육종 실험을 했고, 대신 마을 주민들은 이 기간 동안 실험의 안정성을 위해 다른 옥수수 재배를 하지 않았다. 최교수는 대학찰옥수수로 그 은혜에 보답했다.

먼저 낟알의 두께(단위 ㎛)를 조사했다. 그 결과, 찰옥 1호 81, 찰옥2호 64, 흑점찰 47, 대학찰옥수수 34, 찰옥4호 41, 수원45호 40 등을 기록, 대학찰옥수수의 과피가 가장 얇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른바 백립중을 측정한 결과, 찰옥1호 34.1g, 찰옥2호 28.7g, 흑점찰 27.8g, 대학찰옥수수 38.6g, 찰옥4호 40.0g, 수원 45호 41.9g 등을 나타냈다.

차이는 크지 않지만 대학찰옥수수의 낟알도 비교적 무게가 많이 나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립종은 낟알 1백개를 평균한 무게라는 뜻이다.

낟알 길이와 폭에 대한 조사에서 대학찰옥수수는 각각 8.8㎜, 9.8㎜를 기록, 전체적으로 '뭉툭한' 모습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괴산 대학찰옥수수의 모습이다. 연구 결과, 얇은 과피와 낮은 단백질 함량이 맛의 명성을 제공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식미와 관련이 있는 찰성(아밀로펙틴)과 단백질 함량도 조사했다. 그 결과 찰성의 경우 6개 품종이 91.8~92.6 안에 밀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차별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단백질 함량 조사에서는 찰옥1호 13.1%, 찰옥2호 12.2%, 흑점찰 11.5%, 대학찰옥수수 11.2%, 찰옥4호 11.8%, 수원4호 12.4% 등의 수치를 기록, 대학찰옥수수의 수치가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쪄낸 후 2시간이 지난 후의 경도(hardness)를 조사한 결과, 6개 품종중 가장 낮은 407를 기록했다. 나머지는 423~754 사이에 위치했다.

연구문은 이같은 결과에 대해 "옥수수의 단백질 함량은 과피 두께, 경도 등과 상관관계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단백질 함량이 높을수록 식미는 좋지 않은 것으로 사료된다"고 밝혔다.

나아가 논문은 "일반인들은 과피 두께가 얇고 낟알이 굵은 것(대학찰옥수수 지칭)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앞으로 옥수수 품종을 개량하는데 유용한 참고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논문 내용에 대해 충북대 소윤섭(식물자원과) 교수에게 자문을 구한 결과, 비슷한 답변을 보였다.

그는 "과피가 얇다는 것은 씹는 느낌이 좋을 뿐만 아니라 낟알 껍질이 치아 사이에 잘 끼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것이 괴산 옥수수가 맛의 명성을 일군 1차원인 원천"이라고 밝혔다.

이와함께 "괴산 대학찰옥수는 최봉호 교수가 괴산 토종 씨앗-충남대-미국-괴산 순으로 육종적인 개량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따라서 대학 찰옥수수에는 괴산 재래종의 피가 섞여 있다"고 말했다.

/ 조혁연 대기자


이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저작권자 충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PC버전으로 보기

충북일보 / 등록번호 : 충북 아00291 / 등록일 : 2023년 3월 20일 발행인 : (주)충북일보 연경환 / 편집인 : 함우석 / 발행일 : 2003년2월 21일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715 전화 : 043-277-2114 팩스 : 043-277-0307
ⓒ충북일보(www.inews365.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by inews365.com,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