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후 다시 장마' 날씨 왜?

저지고기압, 기압계 흐름 막고 대기불안정 야기

2011.07.31 20:17:00

기상청이 최근의 기상을 설명하면서 내놓은 한반도 주변 기상 상황도이다. 사할린 상공에 저지고기압이 강력히 버티고 있다.

장마 종료 후에도 다시 장마와 거의 같은 강우현상이 찾아오는 것과 관련, 이른바 '저지고기압'(blocking high, 沮止高氣壓)의 실체를 빨리 규명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계절감각 속에는 '장마 종료 후 8월 불볕더위→서늘한 바람 가을 시작'이 등식처럼 인식돼 있다.

그러나 2천년대 이후 장마종료 선언 이후에도 장마와 거의 같은, 지루하면서 강도 높은 강우현상이 자주 찾아오면서 종래 기상패턴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올 도내의 경우(청주 기준) 장마가 실제적으로 시작된 지난 6월 22일부터 7월 31일까지 41일 동안에 무려 33일의 강우현상이 나타났다.

이중 지난 7월 17일은 기상청이 '올 장마가 사실상 끝났다'고 발표한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이후 10일의 강우현상이 더 찾아왔다.

기상청은 이에 대해 △시베리아 동쪽-캄차카반도 상공에 저지고기압이 강력히 버티면서 기압계 흐름이 정체돼 있고 △그런 가운데 고온다습한 남서기류가 한반도로 계속 유입되면서 비구름이 지속적으로 발달했기 때문이라고 '장마 후 다시 장마 같은 현상'을 설명했다.

그러나 기상청은 가장 핵심적인 부분일 수 있는, 왜 사할린 상공에 저지고기압이 발달했고 또 이동을 하지 않고 강력히 버티고 있는지를 설명하지 않았다.

2천년대 이후 자주 출몰하고 있는 저지고기압은 기단의 성질만 다소 다를 뿐 이른바 오흐츠크해 고기압과 거의 같은 공간에 위치하고 있다.

따라서 장마가 종료됐다고 해도 저지고기압이 그 자리를 되메우면서 성질이 크게 다른 남북의 공기 덩어리가 한반도 상공에서 다시 충돌, 사실상 장마와 같은 현상이 계속 나타나고 있다.

실제 최근 수도권에 기록적인 수해를 불러온 집중호우는 '띠 모양을 한 상태에서 오랫동안 비를 뿌리는' 등 전형적인 장마 모습을 하고 있다.

지난 6월 하순의 제 5호 태풍 메아리가 한반도를 관통하지 않고 만주지역에 상륙한 것도 사할린 상공에 저지고기압이 강력하게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때문에 기상에 관심있는 사람들 사이에 이 저지고기압의 실체와 패턴을 빨리 규명해야 일기예보 적중률을 높일 수 있고 또 여름철 재해에 보다 신속, 정확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기상학적으로 △전해 겨울 시베리아 대륙에 강한 추위가 찾아오고 △이듬해 녹은 시베리아 눈이 북태평양 바닷물의 수온을 낮추며 △이것이 저지고기압 발달을 불러올 수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나 정립된 이론은 아니다.

/ 조혁연 대기자

저지고기압

고위도 지역에서 장기간 정체되는 고기압을 말한다. 달리 '블로킹 하이'이라고도 한다. 대서양에서 가장 빈번하게 나타나며 한국 부근에서는 오호츠크해나 만주지역 상공에 형성되는 경우가 있다. 분리고기압의 일종으로, 기압계 흐름을 막으면서 대기 불안정을 벌러온다.



이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저작권자 충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PC버전으로 보기

충북일보 / 등록번호 : 충북 아00291 / 등록일 : 2023년 3월 20일 발행인 : (주)충북일보 연경환 / 편집인 : 함우석 / 발행일 : 2003년2월 21일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715 전화 : 043-277-2114 팩스 : 043-277-0307
ⓒ충북일보(www.inews365.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by inews365.com,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