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만 '반짝' 모금…꾸준한 기부 절실

거액내는 기업·단체 모금액 증가
정기적인 개인후원자는 계속 줄어

2011.12.18 19:49:25

칼바람이 부는 연말이다. 몸과 마음을 더욱 움츠러들게 만드는 계절이다. 겨울바람처럼 싸늘한 경기, 더 얇아지는 지갑. 올 한해 주변의 불우한 이웃을 돌아보기엔 각자의 삶의 너무나 빡빡하다.

모금운동을 주관하는 여러 단체들도 이런 상황이 답답하기만 하다.

그나마 연말 집중 모금운동에 나서는 단체는 실적이 좋지만 일 년 내내 모금을 주관하는 단체는 상황이 좋지 않다. 직원들이 기업과 단체에 발품을 팔아 총모금액은 느는 추세지만 자발적인 개인 기부는 몇 년째 정체 혹은 하락현상을 낳고 있다. 복지단체 관계자들은 '반짝' 기부가 불우이웃들에겐 불안정한 삶을 제공할 뿐이라고 아쉬워한다.

연말 집중적인 모금활동을 펼치는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1월 말까지 각 시·군을 돌며 모금운동에 나선다. 15일 현재까지 모금된 금액은 13억3천270여만원. 방송사ARS, 개인, 시·군 순회모금이 합쳐진 금액이다.

현장순회모금 담당자는 "작년에 비해 조금 나아진 상황"이라면서도 "시 단위는 모금액이 작년에 비해 많이 늘었지만 군 단위는 모금액이 줄었다"고 했다.

'빨간 냄비' 구세군 충북본영도 실적이 순조롭다. 작년에 비해 잘 진행되는 편. 15일까지 모금된 금액은 4천600만원이다.

관계자는 "이런 식으로 모금이 진행된다면 우리가 목표한 1억1천만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대한적십자사 충북지사는 작년(총 모금액 18억200만원)에 비해 올해 1천800만원가량 모금액이 늘었다. 하지만 자발적인 개인 기부는 여전히 하락세다. 순전히 일시적으로 거액을 내는 기업과 단체의 모금액이 늘었을 뿐이다.

관계자는 "매년 1월 초부터 2월 말까지 행정기관의 협조를 얻어 개인들에게 지로용지를 배부, 기부금을 장려하고 있지만 작년에 비해 올해는 그 모금액이 훨씬 줄었다"며 "매년 기업이나 단체의 정기적 후원을 많이 발굴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어린이재단 충북본부도 마찬가지다. 작년에 비해 올해 1억원이 늘어난 13억원 이상이 모금됐다. 어린이재단 직원들이 발품을 팔아 기업, 단체 후원자를 찾아다닌 결과다.

모금액이 늘어도 1대1 결연사업과 연결되는 정기적 개인후원자가 많아야 좋다. 적은 돈이라도 꾸준히 아이들에게 지원이 된다면 그나마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인후원자는 줄고 있다. 어린이재단의 바람은 더 많은 정기적 개인후원자가 생겨 불우한 아동들을 위한 후원이 '반짝'행사에 지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일시적인 후원금으로 일시적 도움을 주는 것보다 꾸준히 오래 지원을 해줄 수 있도록 정기후원을 하는 시민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 김경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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