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통화 휴대전화 '현대판 족쇄'

남편 감시용·부시시한 모습 노출 등 불편

2008.01.20 20:50:42

청주의 한 사무실에서 20대 여사원이 휴대전화로 친구와 영상통화를 하고 있다.

“휴대전화가 걸려와 아내가 영상통화기능을 켜보라고 할 때는 감시당하는 기분마저 든다.”

최근 영상통화가 가능한 전화기를 구입했다는 회사원 이모(36·청주 가경동)씨는 하루가 멀다하고 후회하고 있다.

그는 “카페나 노래방에서 친구들과 술 한잔 할 때나 직장에서 회식을 하다가도 아내의 전화가 오면 헐레벌떡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겨 전화를 받기 일쑤”라며 “이제와 가입을 취소하려해도 아내의 눈치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처럼 자신이 가입하고 싶지 않아도 아내의 권유에 영상전화기를 들고 다니는 회사원이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휴대전화가 매일 늦게 들어오는 남편 감시용(?)으로 쓰이고 있는 것.

대학생 김모(여·21)씨도 영상통화 휴대전화를 구입한 후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남자친구의 전화를 집에서 받을 때면 부스스한 모습을 보일 수 없고 친구들과 어울려 술이라도 먹을라치면 독서실에서 늦는 줄 아는 엄마 때문에 불안할 수밖에 없다는 것.

그는 “부모님의 안부를 묻는다든지, 오랫동안 보지 못한 친구의 얼굴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영상통화가 좋은 점도 있지만 지나치게 프라이버시를 침해당하는 느낌을 감출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동통신 대리점 관계자는 “영상통화는 쌍방이 모두 영상휴대전화기를 사용해야 가능하기 때문에 가족이나 커플 단위로 가입하는 경우가 많고 자신이 먼저 구입한 후 상대방에게 선물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 박재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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