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에 공들이는 대선주자들 왜?

'대선 승률 100%'의 힘 표심 공략
박근혜·김두관 등 여야 유력주자 잇단 방문
보수와 혁신 양자대결 구도 시 표심 안갯속
국회분원·과학벨트 공약 제시…중원싸움 시작

2012.07.11 20:01:23

대선주자들의 '중원 싸움'이 시작됐다.

여야 대선주자들이 세종시를 중심으로 한 충청권에 다시 몰려들고 있다.

세종시에 청와대 2집무실, 국회분원·과학벨트 등 공약도 경쟁적으로 쏟아내며 지지를 호소한다.

ⓒ김태훈기자
10일 대선출마를 공식선언한 새누리당의 유력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선거운동을 위한 첫 행선지로 충청권을 택했다.

박 전 위원장은 11일 오전에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정부통합전산센터'를 방문, 내부시설을 견학한 뒤 '정부 2.0(지식정부) 정책'을 발표했다.

오후에는 청주 일신여고 재학생들과의 만났다. 여학생들과의 만남에서 박 전 위원장은 '꿈이 이루어지는 세상'을 대선 슬로건으로 내건 생각을 전하고, '젊은이들의 꿈'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이날 박 위원장의 충청권 방문은 지난 2일 '세종시 출범식' 참석에 이어 불과 9일만이다.

그만큼 박 전 위원장이 세종시를 비롯한 충청권에 쏟는 애정은 각별하다.

민주통합당 대선주자인 김두관 전 경남지사도 10일 대전을 찾았다.

김 전 지사는 이날 유성의 한 식당에서 조찬간담회를 열고 "대선에서 승리하면 청와대 2집무실, 국회분원을 세종시에 둬 진정한 행정중심복합도시로서의 역할을, 균형발전의 중심축으로서의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일에는 유력 정치인들이 대거 세종시를 찾았다. 세종특별자치시 출범식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이날 행사에는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 민주통합당 손학규·정세균 상임고문이 참석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은 전날 세종시 건설현장을 찾았다.

박 전 위원장은 2010년 이명박 대통령의 세종시 수정안을 여권 내에서 무산시킨 주인공이다. 세종시의 밑그림을 야권에서 그렸다면 그는 지켜냈다. 출범식에서 박 전 위원장은 "세종시는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국민과의 약속이었다. 많은 우여곡절과 어려움이 있었지만 약속이 지켜져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야권 주자들도 앞서 구체적인 약속을 거론했다. 문재인 고문은 "세종시에 청와대 제2집무실, 국회 분원을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손학규 고문은 "경기지사 재직 시 주변 반대에도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에 찬성한 건 국토균형발전을 위해서였다"며 "세종시의 자족도시 기능 강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충청권에서의 '공약 전쟁'을 예고한 대목이다. 여야는 국회 수뇌부도 충청 출신으로 채웠다. 이날 국회의장으로 선출된 새누리당 강창희 의원과 부의장이 된 민주통합당 박병석 의원이 모두 대전고 출신이다.

유력 대권주자들이 충청권에 애정공세를 펼치는 이유 무엇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대선 승률 100%'의 힘을 나타낸 충청권의 표심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고정 지지층이 많은 호남· 영남권과 달리 충청권 표는 유동적이다. 그래서 여야 모두에게 충청은 대선 승리의 필요충분조건으로 통했다. 실제로 1997년부터 2007년까지 이 지역에서 이긴 후보가 곧 대통령이었다.

노 전 대통령이 "행정수도로 재미 좀 봤다"고 말했던 것처럼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 대선 때 충청권을 염두에 두고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를 공약으로 내세워 효과를 봤다.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는 충청권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25만6천286표 차이로 이겼다. 두 후보의 총득표율 차이는 약 57만 표(2.3%포인트 차)였다. 이 지역에서 노 후보가 절반 정도 표 차이를 벌린 거다. 97년 대선 땐 국민회의 김대중 후보가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을 앞세워 이회창 후보에게 40만8천319표 차이로 승리했다. 총득표 수에선 DJ가 이 후보 보다 39만557표 많았다. 다른 지역에선 패했으나 충청권에서 이 후보를 따돌리면서 최종 승자가 됐다. 충청권의 전략적 가치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난 4·11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승리한 배경에도 충청권이 있었다. 새누리당은 박 전 위원장을 앞세워 18대 국회 1석에 불과했던 충청권(총 25석)에서 12석으로 약진했다. 반면 15석이던 민주당은 10석을 얻는 데 그쳤다. 하지만 19대 총선 정당별 비례대표 득표율을 보면 아직 상황은 가변적이다.

새누리당은 36.6%, 민주당은 34.7%였다. 야권연대 대상이었던 통합진보당(7.4%)의 득표율을 합치면 42%로 야권이 새누리당보다 득표율이 오히려 높다. 하지만 대선이 보·혁 양자대결 구도로 치러질 땐 사정이 달라진다. 16.6%를 얻은 자유선진당(현 선진통일당)과 새누리당이 보수연대를 이룰 경우 충청권 득표율의 합은 52%에 이른다.

정치 전문가들은 역대 대선에서 충청권은 파괴력 있는 공약을 내세운 쪽이 많은 표를 얻은 특성으로 미뤄볼 때 양당 모두 대형 국책사업 등을 준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장인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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