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회 충북일보 클린마운틴 '영덕 블루로드'

바다와 하늘이 함께 걷는 길
"지금은 대게 금어철… 봄에 다시 오라"

2012.09.23 18:40:32

52회 충북일보 클린마운틴 탐방단들이 경북 영덕 블루로드 B코스 출발지인 해맞이 공원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바다와 하늘이 함께 걸었다. 암벽에 부딪히는 파도 소리, '끼룩끼룩' 갈매기의 울음소리. 자연과 하나 됨이란 바로 이런 건가보다.

올해 전국 명품길을 순회 탐방하고 있는 충북일보 클린마운틴. 벌써 52회째를 맞았다. 이번엔 산을 떠나 바다로 갔다. 22일 하루 동안은 신선(神仙)이 아닌, '해신(海神)'이 돼 보기로 했다.

출발 여정은 다소 힘겨웠다. 버스로 무려 4시간여를 달렸다. 2015년 청원~상주에서 영덕을 직접 잇는 고속도로가 개통된다는 소식을 위안거리로 삼았다.

동해의 망망대해를 낀 블루로드는 총 3개 코스로 나뉜다. 50㎞를 모두 다 돌려면 17시간이 걸린다. 조만간 1개 코스가 더 추가된다고 한다. 우리는 B코스를 택했다. 해맞이 공원~석리~경정리(대게원조마을)~죽도산(축산항)에 이르는 15㎞ 여정이다.

하늘과 바다, 사람이 함께 걷는다는 경북 영덕 블루로드.

출발지인 해맞이 공원에서 바라보는 죽도산은 까마득했다. '어느 세월에 도착하려나.' 걱정도 잠시, 오른쪽에 펼쳐진 동해의 푸름에 넋을 빼앗기고 말았다. 오랜 시간 풍파를 온 몸으로 받아낸 기암괴석도 눈을 호강시켜줬다. 왼쪽엔 80m 높이의 바람개비(풍력 발전기)가 시원하게 돌아갔다.

한참을 걸어 '대게원조마을'이라 불리는 경정3리(차유마을)에 도착했다. 아니, 그런데 대게가 없다. 음식점 수조관은 죄다 텅텅 비었다. 한 어민이 그 이유를 알려줬다. "영덕대게는 11월부터 5월까지 잡을 수 있다오. 지금은 개체수를 늘리기 위한 금어기(禁漁期)죠. 겨울부터 대게를 잡긴 하지만, 속살이 꽉 찬 대게를 먹으려면 3~4월이 가장 좋아요. 지금 팔리는 영덕대게는 다 '가짜(수입산)'라 안 카나."

괜히 입맛만 다셨다. 허기진 배를 간신히 달래며 목적지인 죽도산으로 향했다. 이곳부턴 길이 험하다. 높은 바다바위가 많다. 그래도 간간히 바닷물에 발을 적시면, 턱 밑까지 차오른 숨이 한 방에 달아난다.

블루로드 출렁다리를 건너 마주친 죽도산. 조선시대엔 '축산(丑山)'으로 불렸다고 한다. 본래 섬이었으나, 일제가 매립 공사로 육지와 이어놓았다. 지금은 정상 등대까지 산책로가 잘 꾸며져 있다.

참가자 김수진(여·32·청주시 흥덕구 산남동)씨는 "하늘과 바다가 함께 걸어서인지 5시간의 긴 여정도 힘들지 않았다"며 "대게가 한창이라는 봄에 다시 와봐야겠다"고 아쉬움을 달랬다.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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